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어린이 사진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육아 계정'들이 최근 계정 삭제와 비활성화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다. 메타가 미성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계정 보호 조치를 확대하면서 어린이 사진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계정 상당수가 삭제됐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일반 사용자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만 14세 이상의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14세 미만 아동의 계정을 부모가 관리하려면, 계정 설명란에 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하지만 아이 사진을 주로 올리는 계정이 종종 아동 계정으로 오인돼 삭제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모들은 계정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 화곡동에 거주하는 정 모 씨는 이데일리에 “요즘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계정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며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육아 계정도 삭제됐다고 들었다”고 18일 전했다. 광장동의 김 모 씨도 매체에 “정책 강화는 이해하지만, 계정 삭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육아 계정을 운영하던 부모들은 계정 삭제를 막기 위해 가족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하거나, 아이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도 대처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계정 삭제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메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미성년자 보호를 내세웠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연령 확인을 위해 인공지능(AI) 도구를 시범 도입했다. 이를 통해 14세 미만 아동의 계정을 식별하고 있지만, 성인이 운영하는 계정도 오인돼 비활성화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계정이 삭제된 경우, 메타는 계정 활성화를 위한 요청 메일을 발송하지만, 처리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상업적으로 육아 계정을 활용하던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이번 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다. 협찬 상품 홍보나 아기 모델 활동을 위한 해시태그를 사용하던 계정은 규제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상업적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며 대응하고 있다.
한편, 메타는 내년 1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10대 계정’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이 계정은 청소년에게 민감한 콘텐츠 노출을 제한하고, 부모가 자녀의 SNS 사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메타는 이를 통해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미성년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계정 삭제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다소 모호한 계정 제한이 이어지고 있어 사용자들의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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