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한도 1억 상향에 유재훈 “최적방안 준비···금융안정계정 도입해야”

▲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예금자보호한도가 24년 만에 1억원으로 상향되는 것과 관련해 “긴밀하게 대안별 장·단점, 실천 방안을 고민해 최적의 방안을 실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재훈 사장은 1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에 대한 정치적인 합의는 이뤄졌고 언제, 어떻게 하느냐가 남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여야 정책위원회는 예금자보호 한도를 1억으로 높이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에 합의한 바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3일 국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만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적으로 대부업법, 예금자보호법, 건축법 등 민생을 위한 법안들은 지금이라도 수용이 가능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양당 정책위의장은 해당 법안을 소관 상임위의 최우선 논의 대상으로 올려 이달 안에 본회의 처리까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유재훈 사장은 이와 관련해 “1억원 상향을 꼭 해야되는지 등 어떤 회의감이라든가 긍정적 영향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1억원 상향이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언급되는 부작용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금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도 “업권에 투명한 로드맵을 제시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보험료의 최종적인 부담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예금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유 사장은 차등보험료율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초안은 각 금융업권에 보여줬다”며 “더 자세한 것은 공청회를 통해 두번째 협의를 통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금보험제도가 도입되면 금융안정이 도모되는 것은 맞지만 무임승차자가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차등보험료율 제도”라며 “사전에 전문가가 참여해 정기적인 리뷰를 갖도록 하고 보험사와 여러 차례 소통을 거쳐 납득할 제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1대 국회에서 금융안정계정 통과가 불발된 것과 관련해 “선진국에서는 벌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터 10년 넘게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과거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기능을 가진 제도를 운영한 적이 있을 뿐더러 최근 대내외 경제 금융 상황을 보더라도 어느 때보다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운영을 해봤다는 건 이전에도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인데, 최근의 경제·금융 상황을 보면 어느 때보다 금안계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예금자보호한도도 1억원으로 상향된 만큼 더욱 필요한 제도”라며 “제도의 도입에 따른 여러 가지 기술적인 걱정이 있을 수 있는데 사전에 검토하고 해소 방안을 만들어 보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금자보호한도 은행 등 금융회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5000만원 이내에서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01년 이후 23년간 유지되어 왔다.
 
예보가 금융사로부터 예금보험료를 걷어 적립하고 금융사가 파산 시 해당 금융사 대신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이 제기돼 왔으나,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부실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한도가 늘어나면 저축은행 등으로 자금 쏠림이 발생해 금융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실제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질 경우 저축은행이 ‘머니무브’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올해 2월 보고서를 통해 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에 자금이 쏠리게 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시장 환경 악화 시 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여야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뱅크런’ 우려가 일자 보호 한도가 상향되면 예금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법안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저축은행업계에서도 ‘머니무브’ 현상과 별개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대출 취급이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따른 예금 확보 유인도 줄어든 만큼, ‘머니무브’가 발생할 경우 예금을 계속 받을 수 없는 만큼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