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영유아 자녀를 둔 제주지역 여성 10명 중 7명은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출산을 계기로 우울감을 겪고 있었다. 절반은 자녀 돌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 양육자의 정신건강 실태와 지원방안'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8월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도내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7.8세로, 이 중 30대가 56.7%로 가장 많고 40대 38.3%, 20대 5.0% 순이었다.
여성 양육자의 69.7%는 '출산 후 현재까지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우울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육아로 인한 일상의 급격한 변화'가 22.3%로 가장 높았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건강 약화(16.3%)',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인한 시간·체력 등의 고갈(15.2%)', '여성에게 강요된 육아에 대한 부담과 불안(12.4%)'이 뒤를 이었다. 출산 후 우울감을 경험한 여성 중 16.3%는 '출산 전에도 우울감을 경함한 적이 있다'고 했고, 83.7%는 '출산 전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나 전문상담센터 등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기관을 이용한 경우는 16.0%에 그쳤다.
응답자에게 '자녀 돌봄 스트레스를 얼마나 느끼는가'를 1점(전혀 없음)~10점(매우 극심) 척도로 물었더니, 평균 5.09점으로 중간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성역할 고정관념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녀 돌봄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았다. 돌봄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친구나 지인들과의 대화나 만남'이 20.2%로 가장 많았고 'TV 시청, PC나 스마트폰 이용(18.8%)', '그냥 참는다(18.2%)', '가족과 대화나 만남(14.8%) 순이었다.
정신건강 증진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1점(전혀 필요 없음)~5점(매우 필요함) 척도로 물은 결과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일가정양립 지원(4.64점)', '자녀돌봄 강화(4.63점)', '산후도우미 지원(4.59점)', '산전·산후 우울증 관리 강화(4.38점)' 순으로 꼽았다.
연구책임자인 정여진 선임연구위원은 "가족관계 만족도가 높은 집단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의 수준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가족관계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과 사업발굴을 통해 정신건강을 제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제주여가원은 여성 양육자의 정신건강 제고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으로 '산후우울증 고위험군 발굴 및 연계 강화'와 '제주권역 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 설치 및 운영' 등을 제안했다. 또 도민의 정신건강 위험 요인의 조기 발견·치료를 위한 검진과 상담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마음건강검진·상담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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