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을 건의한 책임자의 문책과 정부의 의료정책 중지를 요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출범과 구성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추천 2명,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추천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천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추천 위원 3명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추천위원 3명, 위원장 추천 1명으로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회견문에서 정부의 ‘신뢰 회복’ 조치로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의협과 19차례나 협의했다고 보고한 관계자,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보고한 자, 사직서 수리 금지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 기본권을 침해한 자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분은 협상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협의를 가장한 협의는 정부의 ‘알리바이용’으로 사용될 뿐”이라며 “윤 대통령께서 진정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시길 청한다”고 전했다.
또한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그는 “전공의·의대생 등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아직 협의체 관련해서 정치권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 조언을 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은 의대 정원 축소 및 폐지 관련한 의견에 대해서는 정부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교육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 해결책은 정부가 고민해야 할 문제”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도의 의료정책을 ‘시한폭탄’으로 규정하고 정부가 이를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대교육과 관련해 “수많은 대학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증원한 상태”라며 “신입생들에게 1~2년 뒤 해부학, 생리학 등을 가르칠 교수가 없고 나중에 임상실습을 돌 병원도 없다. 협의만 하면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 외에도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경영 위기 등으로 파탄 난 지역 의료, 신규의사 배출 지연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의협 비대위는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의료농단에 대해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의협 회원 상당수가 개원의인 만큼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을 강요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은 “의견을 잘 수렴해 무리한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비대위는 이번 주 내로 첫 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과 운영 방식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존속 기한은 내년 1월 차기 의협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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