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전국 고속도로와 휴게소 및 주유소를 관리‧감독하는 공기업 한국도로공사의 이상한 행보가 관측된다.
공기업으로서 공익은 뒷전인 방만한 행태들이 연속된다는 것.
도로공사 내외부에서는 함진규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고삐 풀린 망아지라는 목소리가 일면서 함 사장의 흔들리는 리더십도 이에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6년부터 9년간 동결된 고속도로 통행료로 인해 경영지표들도 좋지 못하다.
도로공사 총부채는 2019년 29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8조3000억원으로 30% 늘었다.
특히 도로공사의 장기 채무 전망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올해 41조원을 넘기고, 2028년에는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락>뉴스락>은 함진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도로공사의 의문스런 행보에 대해 조명한다.
“인력부족 vs 과한집행” 새 수도권본부 건물 매입두고 공방... 국토부 몰래 계약?
한국도로공사가 주무기관인 국토교통부 모르게 630억원을 들여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를 매입해 눈 밖에 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함진규 사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예탁결제원 일산센터 630억원 매입’을 두고 뭇매를 맞았다.
도로공사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수도권본부를 '서울경기본부'로 변경하고, 서부권역의 교통량 증가 신설노선 준공 등으로 관리 인력 부족의 이유로 제 2본부 신설을 계획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서부본부 사옥으로 낙점된 건물이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다.
국감에서는 과한 매입금액(세금포함 685억원), 위치(고속도로 IC에서 2km 거리),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건물 전 소유주인 DS네트웍스를 돕기 위한 특혜성 매입이 아니였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서부본부가 추가로 설립될 경우, 지방에 있는 본사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실시된 공공기관 지방이전 의미가 무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15년부터 예탁결제원에서 일산센터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불발돼 오다 2020년 DS네트웍스가 597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이 지어진지 27년이 지난 노후화된 건물이기도 하고, 예탁결제원의 업무수행 등을 위해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금고’가 설치돼 있어 인테리어 비용 등에 약 320억원을 추가로 들여야한다.
사실상 한국도로공사는 서부본부 사옥으로 1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원희 의원은 “통상적으로 본부 사옥들은 업무 상 편의를 위해 고속도로 IC(출입로) 근처에 위치하는데, 증선된 제 2외곽순환도로 IC까지 1시간씩 소요되는 위치에 1000억원을 들여 매입할 필요성이 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부본부에 근무하게 될 인원 수 조차 추산치가 없어 "살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는 데 집부터 사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20년 매입금보다 33억원 가량을 더 줘가면서 급매물인 일산센터를 매입한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부채비율이 331프로나 되는 유동성 위기인 DS네트웍스를 돕기위한 특혜매입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부본부를 세울 경우 지방에 있는) 본사가 제 기능을 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실시했던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무색해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항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주무 기관인 국토부의 감사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미납된 고속도로 통행료 강제집행은 국토부에서 승인이 필요하면서, 이 부분(건물 매입)에 대해서는 왜 국토부와 협의를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우재 국토부 도로국장은 “(건물 매입)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계약이 체결된 사항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도로공사 담당임원은 “국토부 도로정책과장과 만나서 구두로 협의했다”고 해명했지만, 맹 위원장은 무너진 업무체계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종합감사에서도 건물매입에 대한 질의는 이어졌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역시 "(건물매입은)공기업의 자율경영 사항이라 국토부가 승인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도로공사는 교통량과 노선이 증가함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함진규 사장은 "서부권의 교통량 증가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증선 등 기존의 수도권본부 만으로 업무를 볼 수 없어 적절한 검토 후 진행한 건"이라며 특혜 매입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조직확장 등)의 당위성은 알겠지만 인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돈을 들여 미리 건물을 매입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 아니냐"며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조직확장이 필요했다면 본부체제보다 지사를 좀 더 만들어서 실효성있게 대처하는 게 맞지 않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도 업무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서 큰 가치인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서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함진규 사장 리더십 '흔들'... 정기인사 늦는 이유는?
함진규 사장이 이번 건물 매입을 두고 국토부는 물론 내부적으로 신뢰를 잃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로공사 내‧외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근 임원급 인사들이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는 등 인사문제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 사장 취임 이래 정기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뉴스락>뉴스락>이 국토부 산하 기관인 도로공사와 한국주택도시공사(LH)의 최근 5년 간 인사시기를 살펴보니, 도로공사만 2022년 인사부터 3개월 가량 늦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도로공사는 매해 12월 중순 경에 정기인사를 단행해왔다. 2022년 인사는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이 임기를 시작한 2023년 2월 14일 이후인 3월에, 2023년 인사는 올해 2월로 늦춰졌다.
도로공사 한 임원은 <뉴스락>뉴스락>에 “함진규 사장이 낙하산 논란으로 임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매해 정기인사가 미뤄지는 등 내부적으로 함 사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심했다”며 “관례상 부하직원들의 승진을 위해 임원들이 임기가 남아도 용퇴해왔는데, 지금은 3년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기조가 생겼다"고 귀띔했다.
특히 내부에서도 현재 경기 하남에 서울경기본부가 있음에도 수도권 동부와 서부 분할 운영할 목적으로 예산 약 1000억원을 들이는 것이 옳은 방법이냐는 것에도 회의적이란 전언이다.
한 도로공사 관계자는 "(경상북도)김천에 본사가 있지만 수도권 본부가 새로 생기면 인원확충 등으로 분명 서울로 올라가는 인원들이 생길 것"이라며 "본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지는 물론이고 부채가 해마다 느는 와중에 1000억을 쓸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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