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다. 18일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허 전 감독은 11월 안에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이날 매체와 통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준비를 하려고 마음을 굳혔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정무 전 감독은 한국 축구계의 대표적인 지도자다. 1990년대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었고, 2005년부터는 전남 드래곤즈 지휘봉을 잡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태극전사들을 이끌었으며, 월드컵 이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았다. 축구협회 부회장과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지냈고, 2020년부터는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으로 활동하다 올해 여름 퇴임했다. 특히 그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재임 당시 A매치에서 아시아 최초로 피파 랭킹 1위 브라질을 꺾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2라운드에 진출하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내년 1월 8일로 예정된 이번 선거는 허 전 감독에게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협회장 선거 출마 자격은 선거일 기준 만 70세 이하여야 하는데, 1955년 1월 13일생인 허 전 감독의 70세 생일은 선거일로부터 단 5일 후다. 간발의 차이로 선거일 기준으로는 출마가 가능하다. 허 전 감독은 이번 도전으로 생애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계를 이끌겠다는 꿈을 실현할 예정이다.
허 전 감독은 고심 끝에 이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며 "축구인들의 목소리도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축구가 발전하고 선진 축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줘야 한다. 지금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잃었다는 잡음에 휩싸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축구협회 측에 요구한 상태다.
정 회장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축구계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이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편 축구협회장 선거는 약 150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다. 시도협회장, 산하 연맹 회장, K리그1 구단 대표, 선수, 지도자, 심판 등이 투표권을 갖는다. 출마자는 5000만 원의 기탁금을 내야 하며, 25% 미만 득표 시 기탁금은 반환되지 않는다.
선거 관리는 7~11명으로 구성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맡는다. 위원은 이사회 동의를 받아 회장이 위촉하며, 전체 위원의 3분의 2 이상은 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 협회 외부 인사로 구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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