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 없나..고물가 속 외식업계 경기 침체 장기화

외식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 침체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서울 명동거리 한 식당 메뉴판./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고물가 기조 속 소비가 꽁꽁 얼어붙으며 외식업계의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고 있다. 내수 침체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연말에도 소비자들의 굳게 닫힌 지갑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전망치 83.12보다 아래인 76.04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100 아래는 경기 악화를, 100이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83.65로 3분기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aT는 “외식업의 경우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지연과 코로나 19 이후 연말 회식 및 모임이 감소하면서 이전과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외식을 자제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증가 추세다. 단체급식사업인 ‘기관 구내식당업’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3분기 97.44로 외식산업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지수 역시 95.49로 높은 축에 속했다.

실제로 급식 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465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126억원이다.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 상대적으로 음식값이 저렴한 패스트푸드 업계의 3분기 지수도 87.21로 전망치인 85.15보다 소폭 상승한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4분기 전망지수는 88.25로 더 상승했다. 외식산업 전체 업종 중 높은 상승 폭으로 다른 메뉴 대비 저렴한 가격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도 3분기 89.45로 지난 2분기 대비 6.4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전망지수 역시 85.33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반면 한식 음식점업은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가 72.66으로 지난 2분기 대비 0.47p 하락했다. 중식 음식점업과 치킨 전문점업도 각각 72.46과 74.44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점업은 가장 낮은 수치인 70.69였다. 4분기 전망지수는 79.83으로 소폭 상승을 나타냈으나 연말 모임과 회식이 줄어든 영향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물가 속 가성비 뷔페는 다른 업종보다 수혜를 맞았다. 다른 외식 메뉴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인식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랜드이츠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4분기 애슐리퀸즈 신규 매장 6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CJ푸드빌 빕스의 매출도 점점 상승세다. 빕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점당 매출 기준으로 연 평균 약 35%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1년 점당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4.2%, 2022년은 약 66%, 2023년은 약 13% 증가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식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103조2664억원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레스토랑 시장은 전년 대비 11% 늘었다.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전년 대비 30%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소비 침체가 이어지며 외식산업도 긴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고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