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5년 본격 시행을 앞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시안이 마침내 공개됐다. 각 지역 라이즈 담당자들의 열띤 관심 속에 공청회가 진행된 가운데 수도권 대학 일각에서는 수도권 대학들이 라이즈 체계에서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부와 라이즈위원회는 15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RISE 지원전략(시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2025년 라이즈의 전국 시행에 앞서 정부의 지원전략 등을 공유하고, 지자체‧대학 및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라이즈는 기존의 중앙 중심의 지원체계가 아닌 지자체가 주도해 지역 대학을 지원하고, 이를 지역발전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고등교육 체계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교육부의 대학 지원 예산 중 2조 10억 원이 지자체에 배정될 예정이다.
박성하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은 “이번 지원전략 시안은 (각 지역 대학‧관계자를 만나 수렴한 의견을) 1차적으로 묶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오늘 수렴하게 될 의견을 최대한 담아 (지원전략안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역할 커지는 ‘지역RISE위원회’ = 내년부터 라이즈 체계가 시행되면 각 지역마다 구성한 ‘지역RISE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안에 따르면 각 지역은 지역RISE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도(지역RISE센터)‧대학‧산업계‧교육청 등 지역혁신기관이 참여하는 지역 내 거버넌스를 구축해 운영한다.
그 가운데 지역RISE위원회는 지역의 RISE 추진과 관련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지역의 RISE 기본계획, 사업 수행 대상 선정 평가결과, 성과관리 등 RISE 주요 추진사항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담당한다.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적 관계 구축을 위해 지자체장과 지역(전문)대학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교육계 위원을 1/2 이상 위촉해야 한다.
박성하 과장은 “시도별 각자의 조직과 정부의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인력을 구성하되 총괄 부서는 여러 개의 업무가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 과 단위 이상 구성을 추천한다”며 “관련성이 높은 업무 부서들을 이 총괄 부서와 함께 동일한 시군내에 편성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중앙의 경우 교육부를 포함해 중앙부처‧지방시대위원회‧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등 지역‧대학 지원기관들의 RISE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운영한다. 중앙 단위 라이즈 추진을 위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이를 통해 RISE 지원전략, 대학에 필요한 규제 개선, 성과 관리, 예산 배분 컨설팅 등 전국 단위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라이즈의 주요 추진 사항에 대한 심의‧의결을 담당한다.
지역별 RISE 관련 계획은 ‘RISE 5개년 계획’과 세부시행계획을 포함한 ‘연도별 시행계획’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RISE 기본계획은 지역발전전략, 지역 대학의 강점‧특성화 분야, 지역의 정책 수요 등을 고려해 광역지자체 단위로 수립하며, 연도별 시행계획은 실제 2025년부터 RISE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추진계획을 활용한다.
이와 과련해 박성하 과장은 “이 계획 수립 단계에서 지자체와 대학이 반드시 수평적으로 적극 협력하고 소통을 통해 자율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며 “지역발전전략과 대학 단위에서의 비전과 발전 전략이 연계돼 상향식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발굴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라이즈에 대한 인식 변화도 촉구했다. 박성하 과장은 “라이즈 체계는 지역 단위의 가장 광범위한 플랫폼”이라며 “중기부, 산업부, 과기부 등 여러 부처들의 재정지원사업과 프로그램도 이 라이즈 플랫폼 내에서 연결이 돼야 하고,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재원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 여러 가지 재정지원 관련 프로그램 등이 이 안에서 연결돼 지역 단위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글로컬대학과, 의대 교육혁신, 늘봄 프로그램 개발, 산학연협력 분야에서 RISE로 이관되는 8개 사업과 관련된 사항들도 반영해 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이관되는 8개 사업과 관련해 박성하 과장은 “기존에 각 사업단 중심으로 전문기관 등을 통해 출연하는 사업을 운영해 왔지만 이 체계를 2025년도부터는 라이즈 센터가 적극 참여해 사업을 공동 운영 관리 지원을 하고 2026년부터는 국고보조금 형태로 모두 라이즈 체계 내로 편입이 되는 것으로 준비해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2025년 RISE 정부 예산안은 2조 10억 원이 배정됐다. RISE는 1조 7000억여 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됐으며, 이어 △첨단분야 혁신 융합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 △전문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 △대학의 창의적 자산 실용화 △대학 산학협력단지 조성 지원 △마이스터대 지원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형(전문대학 미래기반 조성) △대학 창업 교육체계 구축 등의 사업에도 예산이 배정됐다.
■ 58개 대학, 전국 대학생 3분의 1 모인 서울권 대학 역차별 우려 = 시안 설명 이후에는 각 지역 라이즈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및 의견수렴 시간이 진행됐다. 김헌영 라이즈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영수 라이즈 법령‧규제개선분과위원장, 박철우 라이즈 재정‧성과관리분과위원장, 박성하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 이경은 경북대 RISE연구센터 센터장이 질의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질의응답은 각 지역 라이즈 관계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아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마쳤다. 특히, 한 서울권 대학에서 제기한 서울권 역차별에 대한 우려는 공청회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김학성 한양대 LINC3.0 사업단장은 “서울시에는 현재 58개 대학, 60만 명의 대학생, 3만 3000여 명의 대학원생 등 전국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이 있다”며 “라이즈 사업이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사업이지만 이런 우수한 많은 학생들이 라이즈 사업에서 역차별을 받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헌영 위원장은 “지역별 예산 배분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지자체별 라이즈센터 예산 배분 기준에 대한 의견수렴 차원에서 진행은 됐다”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 총액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예산에 대해 함부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조만간 가안 수준의 지자체 예산안이 통보가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 많은 대학과 학생이 몰려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다 감안을 해서 잘 배분할 수 있도록 배분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핵심 성과지표 중 ‘지역 정주 취업률’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지역 청년 취업률 증가율과 관련해) 전체적인 취지에서 서울시는 오히려 키운 학생들을 바깥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서울시도 동일하게 적용하는지,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박성하 과장은 “(교육부도) 서울에서 배출된 인력이 정주해서 좋은 기여를 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만이 아닌) 지역 내외를 고려하는 것으로 설계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라이즈 관계자들은 성과평가 지표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철우 위원장은 “지자체에서 지금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토로하셨는데 (실제적으로는)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재정 분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보다는 양식에 맞춰 따라가기 급한 형국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역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역에서 우선하는 사업을 프로젝트로 만들고 거기에 예산을 투여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생각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도 이날 전국 라이즈 관계자들은 정부와 라이즈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명확한 출연연 범위 선정 △지역별 대표 과제 수 증가 △조속한 교육개혁지원관 파견 요청 △라이즈 전문위원회 구성 심의 △핵심 성과지표 대상자 구분 △평생교육진흥원 누락 △정성적인 평가지표 개발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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