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묘하게 생겼는데 대체 왜 인기?… 피크민 블룸 체험해보니

[Z시세] 묘하게 생겼는데 대체 왜 인기?… 피크민 블룸 체험해보니

머니S 2024-11-18 14:00:00 신고

3줄요약

게임 캐릭터가 걸으면 피크민 캐릭터들이 따라온다. /사진=홍승주 기자 게임 캐릭터가 걸으면 피크민 캐릭터들이 따라온다. /사진=홍승주 기자
걸음걸음마다 꽃이 피고 머리에 긴 싹을 매단 캐릭터들이 종종거리며 따라온다. 최근 피크민 블룸 게임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행하고 있다.

피크민 블룸은 닌텐도 사가 AR 기술과 위치 정보 서비스를 이용해 증강현실 기업인 나이언틱과 함께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일종의 '걷기 게임'으로 사용자가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다양한 모종에서 더 빨리 새로운 피크민을 만날 수 있다. 모종을 키워 피크민을 탄생시키고 꽃을 심거나 과일을 모으며 힐링 게임이다.

모바일에서 편하게 만나는 귀여운 피크민

기자가 피크민 블룸 게임을 통해 빨강피크민을 만났다. /사진=홍승주 기자 기자가 피크민 블룸 게임을 통해 빨강피크민을 만났다. /사진=홍승주 기자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게임이 왜 유행하고 있는지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기존 피크민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가 있어야하지만 피크민 블룸은 모바일로 편하게 즐길 수 있어 부담과 번거로움이 없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 창을 켜 피크민과 만날 수 있다.

게임은 위치 정보 사용에 동의한 후 캐릭터를 만들어 닉네임을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주웠던 빨강 모종을 심고 자리에서 10걸음 걷자 빨간색 피크민과 만날 수 있다. 뾰족한 코와 큰 눈, 머리에 긴 싹까지 단 독특한 외형의 피크민은 "당신과 함께 걸어준답니다"라는 설명에 맞게 기자의 캐릭터가 걸을 때마다 종종거리며 따라온다.

피크민 블룸 게임 속 노랑피크민이 잔디에 누워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피크민 블룸 게임 속 노랑피크민이 잔디에 누워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사실 특이한 외형의 캐릭터들이 왜 사랑받는지 이해는 잘되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하는 피크민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서서히 피크민에 스며들었다. 피크민은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엉덩이를 긁적였고 들어 올리면 버둥거렸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듯한 행동을 했고 어디선가 과일을 가져왔으며 그 과일들로 만든 정수를 주면 하트를 띄우며 좋아했다. 모종을 심어 노랑, 파랑의 새로운 피크민들과 만나 이름을 지어주니 자연스레 피크민 하나하나에 더 큰 애정이 생겼다.

피크민의 오묘한 외형은 깜찍한 효과음과 맞물려 귀여움을 극대화했다. 작은 몸에 몇 배나 되는 과일과 모종을 가져오면 대견하기까지 했다. 각자 즐겁게 노는 것 같다가도 호루라기를 불면 어느새 기자의 캐릭터 앞으로 조르르 달려와 모이는 것 역시 사랑스러웠다. 피크민들끼리 뛰어노는 것만 봐도 흐뭇했다.

피크민 블룸은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다. 매일 자동으로 측정되는 걸음 수에 따라 각종 모종이 알아서 키워져 간단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자주 접속하지 않는다고 나와 함께하는 캐릭터들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오랜만에 접속해도 피크민들끼리 평화롭게 지내다 기자를 맞이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게임에 접속한 시간이 10분이 채 안 된 날도 있었지만 꾸준히 보상을 얻을 수 있었고 레벨업 배지까지 생겼다. 왜 힐링 게임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친구와 함께 건강 챙기기

게임에서 친구들과 함께 3만보를 걸어 꽃을 심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게임에서 친구들과 함께 3만보를 걸어 꽃을 심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초대 코드를 통해 친구를 맺어 함께 걸음 수를 채울 수도 있다. 혼자 3만보를 걸으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루하지만 2~5명의 친구끼리 팟을 형성해 함께 3만보를 걸으면 금세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 많이 걷지 못했더라도 다른 친구가 걸음 수를 채워주면 팀플레이를 하는 느낌도 받는다. 모르는 사람과도 팟을 형성해 함께 걸음 수를 분담할 수 있어 부담도 없는 편이다.

게임을 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기자는 예전부터 일정 걸음 수에 도달할 때마다 실제 돈을 지급하는 토스 만보기를 사용했다. 피크민 블룸을 통해서는 돈을 얻을 수 없었지만 피크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는 느낌이 한걸음 한걸음에 더 열정을 쏟게 했다.

심은 모종에서 새 피크민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금 더 걷고 싶게 하는 포인트다. 걸을 때마다 캐릭터 발밑에 활짝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실제 지명과 장소에서 오는 현실감

기자가 빵집 근처에서 발견한 피크민이 데코로 바게트를 끼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기자가 빵집 근처에서 발견한 피크민이 데코로 바게트를 끼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게임은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실제 장소를 활용해 현실감을 살렸다. 피크민 모종을 발견한 곳에 '한강로3가 용산구' 'ㅇㅇ식당 부근'처럼 실제 지명이나 가게 이름을 사용했다. 가끔 발견 장소에 따라 특이한 외형의 캐릭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일명 '데코피크민'이라고 불리는데 모종을 발견한 장소 주위에 있던 물건을 몸에 지니는 희귀한 캐릭터다. 빵집 근처에서 발견한 피크민은 몸통에 바게트를 끼고 있는 식이다. 이런 작은 디테일과 현실감 덕분에 피크민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실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근처에 위치한 일민미술관에서 기자가 게임에 접속해 피크민들의 엽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홍승주 기자 실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근처에 위치한 일민미술관에서 기자가 게임에 접속해 피크민들의 엽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홍승주 기자
피크민들은 먼 곳으로 탐험을 다녀오면 가끔 기념으로 엽서 사진을 가져오기도 한다. 실제 동상과 지하철역, 건물 등에 피크민들이 옹기종기 모인 엽서를 보면 신기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친구가 여행 가서 찍은 사진을 구경하는 기분이다.

피크민들이 찍은 엽서를 친구 맺은 사람에게 보낼 수도 있어 선물을 주고받는 것 같은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AR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실제 장소에 피크민들이 놀러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SNOW' 앱에서 필터를 적용해 사진을 찍는 느낌이다.

피크민 블룸 인기에 굿즈 품절까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 매장에서 학생들이 피크민 지우개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 매장에서 학생들이 피크민 지우개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많은 이들이 비슷한 이유로 이 게임을 선호한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 매장에는 피크민 굿즈를 구경하기 위한 방문객이 적지 않다. 이곳에서 만난 경기 남양주시 거주 강모씨(21·여)는 "요즘 엑스(X·옛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보인다고 친구가 알려 줬다"며 "캐릭터가 귀엽고 큰 노력을 안 들여도 된다"고 게임의 장점으로 꼽았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김모씨(24·여)도 "원래 닌텐도 게임을 좋아하던 친구가 추천해줬다"며 "친구는 스위치 기기로 했고 (본인은) 모바일로 하고 있다"고 편의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게임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필요도 없고 덕분에 산책도 많이 하게 됐다"며 "피크민 굿즈를 사려고 왔는데 대부분 품절"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 매장에 피크민 굿즈 품절과 재입고 정보가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 매장에 피크민 굿즈 품절과 재입고 정보가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실제로 해당 닌텐도 매장에는 피크민 키링과 인형 등의 굿즈가 모두 품절이었고 지우개만 남아있었다. 피크민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굿즈가 품절 됐다는 안내서를 찍어가는 손님도 있었고 아쉬운 대로 지우개를 골라 담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굿즈 품귀 현상과 피크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10월 중순 정도부터 굿즈를 찾는 사람이 점차 늘어 10월 말부터는 품귀 현상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이 인기를 끌기 전부터 피크민 인형 등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고 포토존 역시 예전부터 배치돼 있었다"며 "모바일에서 하는 피크민 블룸이 SNS 등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게 된 후 굿즈를 찾으시는 분들이 점차 늘며 현재 품절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통은 10대부터 30대 초반의 여성 고객분들이 많고 연인들끼리도 많이 온다"며 "굿즈가 들어오면 인스타 등에 입고 소식을 올린다"고 말했다.

기자가 실제로 걸으면 게임 속 기자의 캐릭터도 함께 걸으며 꽃을 심는다. /사진=홍승주 기자 기자가 실제로 걸으면 게임 속 기자의 캐릭터도 함께 걸으며 꽃을 심는다. /사진=홍승주 기자
피크민 블룸의 인기 비결은 오묘해 보이지만 귀여우면서도 매력 있는 캐릭터들에 있다. 재미와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고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 건물과 장소에서 피크민들이 찍은 사진은 현실감을 더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된 느낌도 준다.

다만 메모리를 많이 사용해 휴대전화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배터리가 빨리 닳을 수 있다. 모든 종류의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동 중 게임에 몰입할 경우 사고에 노출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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