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 기근에 칼 빼든 서울시, 마을버스 ‘외국인 기사’ 모신다

▲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버스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최근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 사업을 시작한 서울시가 이번엔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도입의 추진을 예고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국무조정실에 ‘운수업’을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을 포함해 줄 것과 활동 기한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내용을 공식 건의했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건의안을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전달했으며 고용노동부가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9 비자는 제조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발급하고 있으나 외국인이 방문취업(H-2)이나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운전기사 취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서울 내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의 비율은 2%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에게만 비자가 발급되는 탓에 대상이 제한적이며, 발급 대상이라 하더라도 연고가 없으면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 점 등이 원인으로 언급된다.
 
특히 버스 업계에서는 운수업 종사자의 이탈과 고령화 등을 이유로 외국인 운전기사 도입을 요구해왔으나, 시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약 600명이며 부족 비율은 17.1%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가 승인될 경우, 서울시는 부족한 마을버스 인원 600명을 한 번에 채용하는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인원이 충원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 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구조상 노령 인구가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젊은 층이 배달업 쪽으로 유입되고 있어 버스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버스 기사로 취업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이것은 인식 차이로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일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사들의 불편함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해당 내용을 건의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해당 국가에서 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를 소지하고 있더라도 국내로 들어오면, 바로 대형면허를 소지할 수 없기 때문에 면허 획득과 일정 수준의 교육 등도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