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이들 사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은,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될 경우, 고용과 소비 등 다양한 경제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8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기준 0.97%에 달하며, 지난해 말 0.64%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은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으로 대출 상환조차 어려워진 한계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출 연체율 상승은 은행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 은행권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65%로 지난해 같은 달(0.49%)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년 전 0.27%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수치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반면 소비 부진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대출금을 제때 갚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실채권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실채권액은 4조 5000억원으로, 2010년 3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부실채권은 고금리와 실물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은행들은 대규모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은행들은 이자 수익이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이자이익이 증가했으며, 이는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을 안겼으며 "고금리에 죽겠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의 연체율 상승세는 자산 건전성이 양호한 주요 은행들에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며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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