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5일과 1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각각 두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尹·이시바, 두번째 정상회담…"한일공조 중요" "일한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리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지난달 라오스에서 총리님을 자주 뵙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한 달 만에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어 "첫 회담 이후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이 북한군 파병으로 이어지는 등 역내 및 세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한일 간의 긴밀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 시점에 총리님과의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 방안과 날로 엄중해지는 지역, 글로벌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도 "짧은 기간에 두 번째로 만나 뵙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이것이 일한 관계가 원래 있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관계를 앞으로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 라오스 첫 회담 이후 페루 APEC 계기로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이시바 총리는 "내년에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다"며 "윤 대통령님과 저 사이에서 양국 관계를 미래를 향해 더 적합한 것으로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의 북한 등을 포함해 우리를 둘러싼 엄중한 안전 보장 상황을 감안해 일한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10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첫 회담은 이시바 총리 취임 후 9일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시바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정상회의도 갖고 3국 협력 체계를 재확인했다.
한중 정상회담 페루서 2년 만에 열려…한중 FTA 후속 협상 가속화 합의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속화 등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에서 별도 회담을 열어 이같이 논의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시진핑 주석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으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래 2년 만이다.
양 정상은 국가 간에 그리고 지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 측면에서 양국이 힘을 합쳐서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도모하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데 뜻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
尹 "北도발에 건설적 역할해달라" 시진핑 "지역평화에 함께 역할"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 북한의 지속적인 ICBM 발사를 포함한 군사 도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서 거론한 뒤 "한반도 역내 불안정을 이야기하는 행동으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 역시 역내 정세의 완화를 희망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오로지 당사자들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중 간에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양국이 힘을 모아서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굳건하게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양 정상은 "한중 간에 상호 존중, 선린 우호, 공동 이익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앞으로도 심화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이어 "올해 들어 활발해진 정부 간 고위급 교류가 청소년을 포함한 민간의 다양한 부분까지 확산되도록 노력하자"면서 "한중 양국 국민 간의 이해 증진, 그리고 양국이 어려운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면서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는 "자유시장, 자유무역, 법치, 국제주의에 기반해서 이러한 공동 믿음을 바탕으로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가꿔 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중국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는 " 글로벌 안보와 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우리가 안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양국이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2022년 발리 회담 이후 우리는 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며 "지난 2년 동안 국제 및 지역 정세가 많이 변했고, 중한관계가 전반적으로 발전의 모멘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정세가 어떻게 변화를 하든 중한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지키며, 호혜 상생의 목표를 견지함으로써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서로 통하며, 경제가 서로 융합된 장점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 주고,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한다"면서 "대통령님과 이를 위해 인도 역할을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후속 협상을 가속하기로 합의했다.
김 차장은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앞으로 가속화 해서 조기에 결실을 거두는 데 시 주석이 동의했고, 윤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 진전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내년 한중 FTA 발효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이라는 남겨진 과제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이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한중 양국 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정상, 상호 방문 제안…시진핑 방한, 내년 경주 APEC 계기 성사될듯
양국 정상은 또 상호 국가 방문을 제안했으며,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윤 대통령을 먼저 초청했고, 윤 대통령도 시 주석의 방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내년 가을쯤에 우리가 APEC 경주 회의를 주최하기 때문에 시 주석께 자연스럽게 방한해 달라고 했다"며 "두 정상 모두 '초청에 감사하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2026년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윤 대통령은 중국의 의장국 수임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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