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4명 중 1명 임금명세서 못 받아...“엄격한 과태료·집중 감독 필요”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화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4명 중 1명은 임금명세서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임금명세서 교부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3.8%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금명세서란 근무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 후 급여 또는 각종 수당 등을 받은 명세를 기록한 문서다. 현행법상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필수사항을 누락, 거짓 기재한 사용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2021년 11월 19일 사용자가 사업장 규모 및 업종,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근로자에게 임금명세서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개정된 바 있다.

조사에 따르면 매월 임금명세서를 서면, 이메일, 전자열람 등의 방식으로 교부받고 있다는 응답은 76.2%, 교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3.8%였다. 지난해 9월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미교부 응답률(21.9%)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임금명세서 미지급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임금이 낮을수록, 사무직이 아닐수록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의 사업장인 경우 응답자의 55.7%가 임금명세서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300인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은 전체 응답자의 86.9%가 임금명세서를 받고 있었다.

비정규직의 임금명세서 미교부 응답률은 46%에 달했으며, 비사무직 직종 또한 39.2%가 임금 명세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여성(29.3%)이 남성(18.9%)보다 임금명세서를 받지 못했고, 비조합원(25.7%)이 조합원(8.8%)인 경우보다 임금명세서 미교부 응답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48.5%)에서 임금명세서 미교부 응답이 특히 높게 집계됐다.

직장갑질119는 “고용노동부는 임금명세서 교부를 ‘기초노동질서’로 분류해 꾸준히 홍보하고 있으나 현실 노동 현장에서는 사업주가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아도 별 문제 삼지 않는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상 임금명세서 미교부는 적발 시 14일간 개선지도를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 홍석빈 노무사도 “임금명세서를 교부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경우 임금체불 사실 확인 자체도 어려우며 체불금액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임금체불 문제까지 야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기초조차 지키지 않는 사업주가 다른 의무 규정을 준수하고 있을 리도 만무하다. 집중적인 관리 감독과 법 위반 사업주들에 대한 엄격한 과태료 부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