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산지유통센터(APC)에서 만난 현종호 제주남원농협 유통사업소 과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가 설명하는 동안에도 수천개의 귤이 APC 공정을 거치고 있었다. 그는 중간중간 손을 동글게 말아 주먹을 쥐면서 감귤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제주도의 특산물은 감귤과 만감류다. 특히 이곳 남원 APC는 1시간에 8t의 감귤을 처리할 정도로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꼽힌다. 1년 365일 중 8일을 제외하고 쉬지 않고 운영돼 서귀포에서 만들어진 감귤의 유통을 담당한다. 지난해 이곳의 감귤과 한라봉·레드향 등 만감류 매출만 500억원에 이른다.
우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보는 감귤은 보통 주먹만한 크기로 빈틈없이 노랗게 익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날 APC에서 마주한 감귤은 달랐다. 과일 곳곳에 초록색을 띠기도 했으며 일부는 평소 눈에 익은 감귤보다 크기가 작았다. 그럼에도 맛은 오히려 전보다 뛰어나다는 게 제주 APC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도는 특산물인 감귤을 조례에 의거해 특별관리하는데, 도의회는 올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자 일부 조항을 수정했다. 실제 올해 7~9월 사이 제주도 서귀포의 폭염일수는 21.4일이었고 열대야는 68일로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감귤의 색상으로 상품성을 판단하던 조항이다. 과거 제주도에서는 감귤 열매 착색률이 50% 미만이면 시장에 유통할 수 없었지만 올해 10월 조례 개정으로 초록색이 들어간 감귤도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현 과장은 "감귤이 성장하는 시기는 8~9월인데 열대야가 빈번해지면서 노란색으로 착색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 조례를 개정해서 녹색이 있어도 상품으로 인정해 주는 대신 당도 기준을 브릭스(Brix) 0.5 올렸다"고 설명했다.
조례가 수정되면서 올해 감귤과 만감류의 출하량도 증가할 예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노지감귤 출하량은 39만8000t이었지만 올해는 40만8000t으로 추정된다. 만감류도 지난해보다 11만6000t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남은 것은 소비자들의 오해를 지우는 일이다. 김상엽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유통과 과장은 "소비자들이 덜 익었다고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당도가 더 높고 맛있는 귤"이라며 "아직 첫해라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서 홍보하고 있다. 계속해서 출시된다면 시장에서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