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18일 첫 열차부터 준법투쟁(태업)에 돌입하면서 수도권 전철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나선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파업에 발이 묶였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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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지하철 수인분당선을 이용한 직장인 이모(30)씨는 “이미 지각한 것 같다”며 “지연확인증을 발급받아 출근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1호선 서울역에서 만나 승객 김미화(31)씨도 “종로5가 방향으로 출근하고 있는데 이미 늦어서 회사에 말해뒀다”며 “여기서 지하철을 2대는 보낸 것 같다”고 했다. 새내기 직장인인 박예영(29)씨는 9시 10분쯤 “원래 8시 30분에 나와도 보라매역에서 서울역까지 넉넉하게 도착하는데 오늘은 8시에 나왔는데도 지금 도착했다”며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너무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신도림역 승강장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의 줄이 길게 늘어졌다. 승강장에는 ‘철도노조의 태업에 의한 열차 지연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재생됐고, 승객들은 휴대전화와 역사 내 안내판을 번갈아 봤다. 일부 승객은 승무원을 붙잡고 열차 시간이 왜 안 맞는지 물어봤다.
서울 은평구에서 경기 화성시로 출근하는 최재덕(66)씨는 “열차 시간이 다 안 맞는다, 1호선 전역에 광고를 떼고 시간표를 붙여주면 좋겠다”며 “갈등이 있으면 노조와 정부가 긴밀하게 대화로 풀어야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안세환(52)씨는 “안내문자를 보고 10분 일찍 나왔지만 열차가 밀리고, 사람들이 몰려 탑승하면서 열차를 놓쳤다”며 “시민의 발을 잡고 파업하는 것인데, 철도 노동자들은 사실상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를 보장받고 있는 만큼 열차를 막는 방식으로 파업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구간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으로, 총 39대의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20분가량 지연 운행됐다. 그 밖의 KTX와 일반열차는 모두 정상운행되고 있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12월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4조 2교대 전환 △개통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그대로 기본급 2,5% 정액인상 △231억 임금 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요구했다.
코레일의 광역철도 운영 구간은 수도권전철 1호선(연천~광운대~구로, 구로~인천, 구로~신창, 구로~광명), 3호선(대화~삼송), 4호선(선바위~금정~오이도), 수인분당선(청량리/왕십리~죽전~고색~오이도~인천), 경춘선(용산/청량리~평내 호평~춘천), 경의 중앙선(문산~용산~용문/지평, 경의선:수색~서울), 경강선(판교~경기 광주~여주), 서해선(일산~김포공항~소사~원시), 동해선(부전~태화강)이다.
한편 코레일은 열차 지연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열차 목적지를 변경하거나 운행 중지할 수 있으니 참고해달라고 이용객들에게 당부했다. 전동열차 운행 현황은 ‘코레일 지하철톡’ 등 지하철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코레일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열차 지연증명서가 필요한 경우 ‘코레일 지하철톡’과 홈페이지, 역(코레일 관할)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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