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깨서 연기 빼"…베테랑 소방관이 52명 살렸다

"창문깨서 연기 빼"…베테랑 소방관이 52명 살렸다

아주경제 2024-11-18 08:38: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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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31년 차 베테랑 소방관의 발 빠른 대처로 인해 모텔이 있던 투숙객이 안전하게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8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6층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층 식당에서 시작된 불은 식당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초진됐으나,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강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건물 5층과 6층에는 숙박업소 2곳이 있었고, 화재 당시에는 수십 명이 투숙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들이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불길이 가장 센 '최성기'로 열기와 연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구조대원들의 무전기에는 '5∼6층에 모텔이 있다', '살려달라는 신고가 계속 들어온다'는 내용이 계속해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조대원들이 투숙객들을 구하기 위해 건물 2층으로 진입했으나 열기가 너무 강해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다. 

이때 31년 차 베테랑 소방관인 박홍규(소방위) 3팀장은 건물 내부 계단에 있는 큰 창문을 깨 열기와 연기를 빼도록 지시했다.

이에 깨진 창문으로 열기와 연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박 팀장을 비롯한 구조대원들은 구조자들이 몰려 있는 5층과 6층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본격적인 구조 작업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구조대원이 진입해보니 이미 5층 복도에는 1명이 쓰러져 기침하고 있었고, 객실 안까지도 연기가 차 있는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었다. 박 팀장은 "투숙객에게 마스크를 씌워 한 명씩 내려 보내기 시작했고 이후 다른 센터에서도 구조팀들이 지원 나왔다. 아마 10번 정도는 건물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구조 및 인명 수색을 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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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당국은 이날 안산 상가 화재에서 투숙객을 포함해 52명을 구조(자력대피 3명 포함)했으며, 이 가운데 단순 연기흡입 증상을 보이는 3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2명은 중상자로 분류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구조의 성공은 약 석 달 전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참사가 교훈이 됐다. 소방 당국은 부천 호텔 화재 참사 후 에어매트 전개 훈련과 현지 적응 훈련을 강화했다. 이날 구조자 중 2명은 건물 밖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팀장은 "31년째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 화재 현장을 보는 순간, 그 안에 모텔이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얼마 전 있었던 '부천 호텔 화재'가 확 생각났다"며 "그 화재로 인해 저희가 훈련도, 토론도 많이 했다.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고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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