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투데이 임헌섭 기자] 중국이 해군에서나 볼 법한 군함을 해안경비대에 배치해 갈등을 빚는 주변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은 중국이 해안경비대의 초대형 순찰선 '해경 5901', '해경 2901'을 자신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에 내보내 저항하는 국가를 억누르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선박은 약 165m 길이를 갖춘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경비대 순찰선이다. 미국이 보유한 비슷한 급의 순찰선보다 약 37m 더 길며, 외양뿐만 아니라 성능도 일반적인 순찰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각각 76mm 함포, 원격 조종 물대포, 헬리콥터 착륙장 등을 갖췄으며, 항속 거리가 약 2만7,358km여서 한 번의 연료 공급으로 지구 절반 이상을 항해할 수 있다.
이들 순찰선은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훈련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으며, 해경 2901이 대만 동부 해안 인근에서 포착되면서, 대만의 한 고위 안보 당국자는 "중국이 대만 봉쇄의 일환으로 해안경비대 함정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해경 5901의 경우, 지난 6월 한 중국의 배와 필리핀의 배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이 선박은 사건 다음 날까지 영유권 분쟁지를 포함한 필리핀 섬들 주변을 항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언론은 해경 5901을 '괴물'이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같은 달 해경 2901이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을 돌면서 이례적 항해를 한 사실이 이달 3일 요미우리 신문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통상 해안경비대는 밀수업자 차단과 어업 규제, 조난 대응 등 임무를 주로 하기 때문에 가동하는 경비정 등 선박도 대체로 크지 않다.
미국 국방부의 지난해 추산에 따르면 중국 해양경비대는 세계 최대 규모로, 150척 이상의 순찰선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이 보유한 비슷한 유형의 선박은 약 80척이다.
WSJ은 "중국은 지난 10년간 다른 어떤 경쟁국보다 해양경비대를 크게 확장했다"며, "이를 통해 대만과 남중국해,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 등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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