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헬기로 상공서 주요 지점 둘러보고 원주민과 대화"
기후위기 대응기금 지출 확대 발표…"트럼프, 미이행 가능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7일(현지시간) 아마존 열대우림을 방문했다.
페루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전 에어포스원을 타고 아마조나스주(州) 마나우스로 이동했다.
그는 마린원 헬기 편으로 아마존 상공을 돌며 아마존강 일대의 수위 저하와 습지 화재 피해 상황을 살피는 한편 야생동물 피난처 등을 둘러봤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비행에는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2007년 노벨평화상 수상)에 소속돼 있던 아마존 생태 전문가인 카를루스 누브리 박사와 존 포데스타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동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원주민 지도자와 만나고 아마존 박물관을 방문하며 열대우림 보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AP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설명 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까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기금 지출 규모를 연간 110억 달러 이상 늘려, 미국이 세계 최대 양자 기후 재원 공여국이 되겠다는 역사적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또 아마존 기금에 기존 5천만 달러에 이어 이날 5천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 예산은 의회 최종 승인을 받아야 집행된다고 A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연에 의존하는 이들의 생계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며 자연 유산을 다음 세대가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의미를 담아 매년 11월 17일을 '국제 보존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한다고 백악관은 부연했다.
2030년까지 토지 복원 및 바이오경제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100억 달러 규모 공공·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브라질 복원 및 바이오경제 금융 연합' 출범, 아마존 재조림 프로젝트에 3천750만 달러 규모 대출 지원, 불법 벌목 모니터링을 위한 기술 협력 등도 약속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관련 정책 추진 연속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기후 위기론을 '사기'라고 부정하며 재생에너지를 폄하하고 화석에너지의 무제한 생산을 옹호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 분야 접근법은 그의 내각 인선에서도 일부 드러난다.
앞서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에너지부 장관에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는데, 라이트 지명자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견해를 가진 인물로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견해를 자주 피력해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 띄었다는 평을 받는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보도했다.
수엘리 아라우주 전 브라질 환경청장은 AP에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존 방문은 개인적인 의지 표명으로서 중요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엔 구체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새 행정부가 아마존 기금에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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