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온 모든 에너지는 실은 태양에서 온 것이다. 태양 빛을 받아 나무와 풀이 자라고 동물이 그 풀을 먹고 그 동물과 나무가 죽어 석탄이 되고 석유가 된다. 석탄과 석유가 전기를 만든다. 태양의 열기에 기화된 물이 비가 되어 내리고 그 물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태양이 만든 온도의 차가 바람을 만들고 그 바람이 전기를 만든다. 이 모든 전기는 도시로 모인다. 그래서 도시는 불빛이다. 발전과 축전이 아니었다면 빛날 수 없는 밤의 공간은 낮의 태양으로 빛난다. 블룸버그 뉴 컨템포러리즈가 주목한 영국의 신예 작가 아담 보이드의 작품 ‘Collider’는 이 도시의 반사광을 좇는다. 천을 염색하고 바느질로 고정하고 금속 재질의 특수한 실로 스트로크를 만들어낸다. 천의 광택과 질감이 계획되었으나 모두 계획되지는 않은 우연의 추상성을 덧씌운다. 입자 가속기를 뜻하는 ‘콜라이더’는 이번 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소립자들을 가속해 충돌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우리 과학은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인 양성자, 중성자, 전자를 비롯한 미지의 세계를 발견했다. “전 제가 직접 촬영한 사진, 이를 전사한 패브릭, 패브릭 위에 추상적 형태로 수놓은 자수를 합쳐 한 폭의 풍경을 완성하지요. ‘콜라이더’는 서로 다른 재료가 합쳐지며 무형과 유형의 요소가 출동하는 과정을 암시합니다.” 아담 보이드의 말이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 마켓에서 산 새틴(satin), 태피터(taffeta), 시폰(chiffon) 등의 직물로 아담 보이드가 완성해낸 가속의 세계에서 당신은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Adam Boyd, ‘Collider’, 2024.
아담 보이드의 전시〈Collider〉는 10월 17일부터 11월 23일까지 디스위켄드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