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는 MORPG 특성상 인던에서 사용하는 스킬 대부분에 쿨타임이 달려있음
저랩 스킬의 경우에는 짧은 쿨타임을 가졌지만 수수하고 성능이 빈약한 반면
고랩 스킬은 화려하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대신 긴 쿨타임을 가지고 있는게 보통임
심지어 타 게임의 필살기 개념인 '각성기'는 인던 한번에 딱 한번 쓰는 것을 기본 쿨타임으로 고려할 정도로 긴 쿨타임을 가지고 있기도 함
이런 상황이다보니 던파 유저들의 쿨타임 감소, 나아가서는 쿨타임 초기화에 대한 열망은 어느 시즌이고 존재했음
강력하고 화려한 스킬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던파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게임에서 로망이고 낭만이었으니까
던파 운영진도 당연히 이런 유저들의 니즈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즌마다 쿨타임을 줄여주는 아이템,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아이템, 특정 조건에 따라서 쿨타임을 초기화시켜주는 아이템을 많이 준비했음
물론 이러한 아이템들은 스킬을 자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대신
모든 옵션이 딜에 몰빵된 다른 아이템보다 성능이 약간 약하게 출시되는게 보통이었으니
캐릭터마다 차이는 있었겠지만 이 아이템들이 무조건적으로 사기가 되지는 않았음
딱 하나, 이 '정제된 망각의 마석 반지'를 제외하고
보통 던파의 쿨초 아이템은
쿨 초기화 옵션이 세트 옵션에 붙어있거나 최대 쿨타임이 정해져있고
스킬도 딱 하나만 초기회 시키는 옵션이 많아 특정 스킬을 저격해서 초기화시키기는 쉽지 않았음
던전을 진행하던 중에 강력한 스킬을 가끔씩 난사하는 재미를 주는 그 정도의 옵션으로 생각하는게 좋았는데
이 정마반은 최대 쿨타임 없이 15%확률로 아무 스킬이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초기화시키고
심지어 스킬 사용시 모든 스킬 초기화라는 개념터진 옵션도 같이 들고 있었는데
세트 옵션도 아니고 정마반 템 하나에 붙어있는 옵션이었음
심지어 던파에는 쿨타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스킬들이 여럿 있었고
저런 스킬이 없는 애들도 일단은 스킬 판정인 백스탭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저런 스킬만 계속 쓰면 각성기를 포함해서 내가 원하는 스킬을 초기화시킬 수 있었음
결국 정마반을 얻은 애들은 각성기 쓰고 백스탭백스탭백스탭백스탭 각성기 백스탭백스탭백스탭만 하루 종일 반복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보스방이나 네임드방 직전에 온갖 방법으로 쿨타임을 초기화 시키며
던전 앤 파이터를 쿨초 앤 파이터로 만들어버리자
운영진은 근처에 몬스터가 없으면 정마반의 옵션이 발동되지 않도록,
그리고 백스탭이나 노쿨 반복 스킬로도 쿨초 옵션이 발동되지 않도록 정마반을 너프시킴
이 패치 이후로 결국 정마반은 숨을 거두고 관짝에 들어감
인줄 알았지만 아니었음
이 스킬을 찍고 소비 아이템중 투척 아이템을 사용하면 스킬을 사용한 판정이라
정마반의 쿨초 옵션이 발동된다는 것을 알게된 유저들은
각성기 - 표창표창표창표창 - 각성기 - 표창표창표창표창을 반복하며
다시 쿨초 앤 파이터로 던전 생태계를 개박살냄
결국 운영진은 이 투척 마스터리가 스킬 판정을 받지 않게 정마반의 저격 패치를 진행했음
그리고 이 패치 이후 쿨초를 할 수 없게된 정마반은 숨을 거두고 관짝에 들어감
인줄 알았지만 아니었음
모든 캐릭터들은 '어퍼'라고 불리는 몬스터를 공중에 띄우는 기본 스킬을 공용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 스킬의 쿨타임이 매우 짧다는 점
그리고 이 저랩 스킬의 경우 쿨타임을 줄일 수 있는 아이템이 무척 많다는 점을 이용해서
세팅을 맞춰 사실상 이 어퍼 스킬을 노쿨로 난사하는 세팅으로 풀 스위칭을 해서
원하는 스킬이 초기화 될 때까지 어퍼만 반복함
결국 던파 운영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만랩 확장 업데이트와 동시에
인던 몬스터와의 레벨이 아이템 착용 레벨과 크게 차이가 나면 옵션 불문 뭐든지 발동이 안되게 패치함
다른 던전은 몰라도 최소한 최신 컨텐츠에서는 정마반을 포함해서 모든 구 세대 아이템들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든 패치를 진행하고
이 패치로 인해 생긴 다른 피해 아이템을 구제하기 위한 '지혜의 산물'이라는 새로운 시스템까지 만든 후에야
정마반은 정말로
길고긴 운영진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아라드에서 완전히 숨을 거둠
이렇듯 숨이 끊어지기까지도 한참이 걸렸지만 저 정마반이라는 아이템이 남긴 이펙트는 그 어떤 아이템보다도 컸기에
정마반이 현역일 때는 물론이거니와 숨이 완전히 끊어진 후에도 사람들은 정마반을 기억했고
일부에서는 정마반 = 쿨타임 초기화 라는 대체어로까지 사용됐던 적이 있음
가장 흔히 사용된 것은 '코마반'으로 코인(죽었을 때 부활하는 아이템)을 사용해 쿨타임을 초기화 한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은
정마반이 숨을 거둔 후에도 한참이나 사용되다가 일부 던전에서는 부활 자체가 안되게 막고,
부활 후에도 쿨타임이 초기화 되지 않은 후에야 단어까지 사장되었음
그리고 이것을 마지막으로 길고도 길었던 정마반의 역사는 던파에서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됨
인줄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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