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게임은 10대의 전유물이었다. 원래 인간은 노는 것을 좋아하고, 놀이라는 측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구현해 내는 게임은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왜 게임은 어린 아이에게만 허락된 것일까. 급격한 산업 발전 중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지스타 2024'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깨졌다.
14일 지스타 2024가 한창인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는 수많은 게이머들이 방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게임산업협회 추산으로는 전시 4일간 약 21만 5천여 명이 방문했다. 주로 20대가 가장 많았지만, 1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40대 이상은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게임 행사를 자연스럽게 즐겼다. 40대 이상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경제 발전으로 여가 시간이 확보됐기 때문. 거기다 인식이 개선되고 모바일 기기까지 발전했으니 자연스레 게임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3.1시간이었던 평일 여가 시간은 2023년 3.6시간으로 늘었다. 독일,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고,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 게임을 즐기던 세대는 현재 40~50대의 기성 세대가 된 것도 유효하다.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게임을 즐긴다. 특히 모바일 기술의 발전은 게임을 접하기 쉽게 했다. PC방을 가야만 가능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집에서 편하게 누워 게임을 즐긴다.
이러한 흐름 탓일까. 노인들도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80대 노부부는 "젊은이들이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다니는 것이 너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노부부는 컴퓨터 게임을 알까. 이들은 아들의 권유로 지스타 2024가 열리는 벡스코를 찾았다. 게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코스어들을 향해 "저렇게 화려한 의상으로 꾸민 것이 놀랍다"며 "이곳에서 제공을 해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직접 맞춰왔다니 놀랍다"고 관심을 가졌다. 또 "기회가 된다면 저 캐릭터(블루 아카이브 아로나, 프라나 등)와 같이 사진도 찍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사진을 찍는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
노부부는 젊은이들을 향해 "젊은 사람을 따라 놀고 즐기는, 나이 많은 사람도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세계가 있구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현장을 떠났다.
이렇듯 지스타 2024는 게임으로 전 세대가 하나되는 공유의 장이 되며 17일 4일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는 모바일 게임 일색이던 행사에서 벗어나 콘솔, PC 게임이 많아진 것도 고무적이다.
한 20대 관람객은 지스타 행사장을 떠나며 "아쉬운 점이 있지만 내년에도 꼭 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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