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의를 열어 '한미일 사무국' 설립 등 3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현지시간) '2024 페루 APEC 정상회의' 일정에 참석하기 전 시 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 당시 인사한 후 약 1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세계가 글로벌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중 간에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양국이 힘을 모아서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굳건하게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힘을 합쳐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도모하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에 함께 이바지하는 데 뜻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지속적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군사 도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한반도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시 주석은 "중국도 역시 역내 정세의 완화를 희망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오로지 당사자들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한·미·일 정상이 회동한 것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은 3국 협력을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한미일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미일 사무국은 안보, 경제, 첨단 기술,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는 협력 사업을 점검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 3국 정상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참전을 강력히 규탄하고,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공동 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16일 오후 약 50분간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계기로 지난달 10일 라오스에서 양자 회담을 연 후 약 한달 만에 다시 만났다.
양국 정상은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고, 이를 위해 형식에 상관없이 '셔틀 외교'를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간의 군사 협력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고,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해 단합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할 수 있도록 양국이 더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 이와 함께 미국 신행정부 체제에서도 한·미·일 협력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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