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한국 팬들뿐만 아니라 대만 현지 팬들도 류중일호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 염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이하 한국 시각) 대만 톈무 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대회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1승 2패가 된 류중일호는 탈락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B조 상위 1, 2위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해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한국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전을 남겨두고 있다. 조 2위로 슈퍼라운드 막차 티켓을 잡기 위해선 최소 3승 2패를 해야 한다. 따라서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한국 야구 대표팀과 KBO리그 구단들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팬들이 톈무 구장 근처로 모여들었다.
톈무 구장을 찾은 대만 팬들도 꽤 보였다. 그중에서도 대만 프로야구팀이나 대만 대표팀의 유니폼이 아닌 KBO리그 유니폼과 한국 야구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대만 팬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에 앞서 오후 7시부터 타이베이돔에서 대만과 일본의 경기가 펼쳐진다. 주방위 씨와 이종한 씨는 사실상 B조 1위 결정전과 다름없는 대만과 일본의 맞대결이 아닌 한국의 응원을 위해 톈무 구장으로 왔다.
주방위 씨는 "대만과 일본의 경기를 집에서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기가 있어서 톈무 구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집에서 톈무 구장까지 오는 대중교통이 있다. 30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한국 야구는 익숙하다. 주방위 씨는 "평소에도 대만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KBO리그도 즐겨 본다"고 했다. 옆에 앉아 있던 이종한 씨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그러면서 "저는 KIA의 팬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KIA는 올해 통합우승(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을 이뤄내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종한 씨는 KIA의 통합우승 기쁨을 대만에서 함께했다. 그는 "직접 가서 느끼지 못해 아쉽다. 내년에 KIA의 홈 구장이 있는 광주로 가서 직접 경기를 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이겨야만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주방위 씨와 이종한 씨도 류중일호 응원에 힘을 보탰다. 주방위 씨는 "탈락 위기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을 꼭 이겼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힘줬다.
이들은 대만이 일본을 꺾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주방위 씨는 "일본 야구는 오랫동안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대만이 이번에 일본을 넘어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런데 대만이 일본을 이기게 되면 한국에는 득 될 것이 없다. 현재 대만과 일본은 2승씩을 기록 중인데 대만이 일본을 꺾으면 4승 1패 또는 3승 2패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도 대만에 지고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4승 1패가 된다. 1승 2패인 한국은 나머지 경기를 다 이겨도 4승이 될 수 없다. 대만이 3승 2패를 하더라도 한국은 대만에 승자 승에서 밀린다. 결국 대만이 일본을 꺾으면 한국 입장에서는 슈퍼라운드 진출의 가능성이 더 희박해지는 셈이다.
주방위 씨와 이종한 씨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 '대만이 이기면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이 더 어려워지 않나'라고 묻자, 이들은 웃음으로 대답을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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