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특했으면 버선발로 뛰어나왔나…2⅔이닝 '일본 타자 삭제' 마무리 투수의 멀티이닝 투혼 [타이베이 현장]

얼마나 기특했으면 버선발로 뛰어나왔나…2⅔이닝 '일본 타자 삭제' 마무리 투수의 멀티이닝 투혼 [타이베이 현장]

엑스포츠뉴스 2024-11-16 15:55: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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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투수 유영찬(오른쪽)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얼마나 고마웠으면, 더그아웃 밖까지 뛰어나와 선수를 맞이했을까.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유영찬(LG 트윈스)은 지난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최종 성적 2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3-6으로 패했으나 유영찬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대표팀 투수 유영찬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유영찬은 대표팀이 1-2로 끌려갔던 2회말 2사 1,2루에서 선발 투수 최승용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구와하라 마사유키를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계속해서 강력한 공을 던져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3회말 선두타자 고조노 가이토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했다. 야수들도 유영찬의 호투에 힘을 보탰다. 3회초 2사 1루에서 중견수 이주형은 가운데 담장 근처까지 멀리 뻗은 구리하라 료야의 타구를 점프 캐치하며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대표팀 투수 유영찬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4회말에도 유영찬은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구레바야시 고타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사카쿠라 쇼고를 투수 땅볼로 돌려세워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리고 5회말 선두타자 구와하라까지 유격수 땅볼로 막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유영찬은 아웃카운트 8개를 잡아냈다. 1군에서 이토록 많은 이닝을 책임진 건 단 한 번뿐이었다. 그것도 지난해 6월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2⅔이닝을 던진 것이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기록이다. 특히나 유영찬은 올해 정규시즌 소속팀 LG의 마무리 투수를 맡아 긴 이닝을 던질 기회가 없었다. 멀티 이닝 세이브를 많이 챙기긴 했지만, 한일전처럼 많은 아웃카운트를 처리한 건 오랜만이었다. 유영찬의 투혼이다.

대표팀 투수 유영찬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유영찬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밖까지 뛰쳐나와 유영찬을 반겼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는 물론, 대만전(13일 고영표 2이닝 6실점)과 쿠바전(14일 곽빈 4이닝 무실점) 모두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불펜진을 조기 투입할 수밖에 없었기에 긴 이닝을 버텨준 유영찬의 호투가 더욱 고마웠다.

경기 뒤 만난 유영찬은 "감독님께서 '고생했다. 잘 던졌다'라고 말씀해주셨다"라며 "한일전이기도 하고, 일찍 등판하게 되어 긴 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욕심내지 않고 자신감 가지고 좋은 투구를 했다. 긴 이닝 투구가 예정됐던 건 아니지만, 경기 초반이었기에 그런 생각을 했다. 일본 A급 타자라고 더 신경 썼던 건 없다. (KBO리그에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듯 똑같이 자신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투수 유영찬(오른쪽)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일본전 패배로 대표팀은 현재 조별리그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6개 팀 중 상위 2위 팀에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냉정히 쉽지는 않다.

가능성은 단 하나다. 일본이 조별리그 전승을 하고, 한국과 대만, 호주가 3승 2패로 서로 물리는 것이다. 서로 간의 상대 전적이 1승 1패가 되기에 동일 승률 시 팀 간 경기 결과를 따지는 '승자 승'이 아닌  득실 점수 차이로 순위를 가르는 팀 성적지표(Team Quality Balance·TQB) 규칙을 적용한다. 복잡한 단계까지 가야 슈퍼라운드 진출이 가려진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큰 진출 방법이다.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 

유영찬은 "아직 대회가 끝난 건 아니다. 한 경기씩 선수들 모두 온 힘을 다해 끝까지 하려 한다"라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투수 유영찬(왼쪽 두 번째)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의 뒤를 이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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