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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최근 있었던 동덕여대 내부 회의였습니다.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논의됐고 여기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남녀공학 전환 아이디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측은 이 사안에 대해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상태였죠. 하지만 이 과정이 ‘학교가 밀실에서 공학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확대 해석되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덕여대 교내 건물에는 ‘공학 전환 결사반대’라는 팻말이 붙은 근조화환부터, ‘민주 동덕은 죽었다’·‘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붉은 스프레이로 건물 외벽에 마구 쓰여있고, ‘명예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400벌 이상의 학교 점퍼(과잠)를 벗어두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반발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은 본관 앞에 설치된 전 이사장 조용각 박사의 흉상이 음식물과 스프레이 등으로 심하게 훼손된 모습이었는데요. 여기에 동덕여대에서 준비한 취업 박람회 현장의 집기와 시설 등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총학생회를 비롯한 강경파 학생들이 강의실을 점거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온라인에 교직원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주장입니다.
동덕여대 학생들을 비롯한 전국 주요 여대는 연대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많은 여성 혐오 범죄가 여성을 위협하고 있고, 여대는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준다”고 했습니다. 즉, 페미니즘 학문을 위해 여대가 분명히 존재 의미가 있는데 이를 폐쇄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성신여대에서도 외국인 대상으로 개설된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이 입학할 수 있다는 모집 요강이 공개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의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현신당 의원은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정당한 시위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비문명일 뿐”이라고 비판했죠.
이 같은 논란 속에서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서로 대자보로 공방을 주고 받는 등 젠더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 인구구조 변화와 여대 존폐의 의미에 대해 폭력이 아닌 진지한 고민이 이어지는 시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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