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염재인 기자] 삼성SDI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진출 등 기존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간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상대적으로 늦게 미국 현지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IRA상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폐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당시 IRA에 명시된 에너지 세액공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다수 기업은 해당 보조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다.
미국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은 삼성SDI의 경우 아직까지 보조금 의존도가 낮지만, 현지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어서 IRA 폐지 이슈는 유효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셀을 미시간주 공장에서 팩·모듈로 조립한 물량에 대해서만 보조금 649억원을 수령했다. 그러나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합작 건설 중인 셀 공장이 12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AMPC는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의 미주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확보 가능한 AMPC 보조금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수익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IRA 폐지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의 '폐지 공약' 이후 구체적인 방향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지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 세액공제'에 한정돼 IRA 자체 폐지 여부는 미정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IRA 폐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실화할 경우 독소 조항이 추가되는 부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신정부 통상정책 전망과 한국 경제계의 전략적 대응책 모색' 좌담회에서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IRA 혜택이 80% 공화당이 있는 주로 갔다. 또 18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IRA 폐기 반대 서한을 올해 보냈다. 행정부, 재무부 규정 등의 축소를 시도하거나 요건을 강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이외 시장 공략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 내 투자하는 공장 준공이나 수요 부분들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배터리 수요처를 개발해서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수요 공급이 가능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IRA 폐지 정책 확정 등에 촉각을 기울이되, 기존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난해 말 기준 100기가와트시(GWh) 수준이었던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6년 2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설비투자 금액의 약 86%인 3조7503억원을 쏟아부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IRA 관련)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예단해 회사 입장을 말하긴 조심스럽다"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투자 등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스타플러스에너지(SPE) 1·2 공장, 제너럴모터스(GM)과 합작공장 등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계획대로 북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추가 거점 진출에 대해서는 합작 또는 단독 공장 등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SDI는 북미 첫 번째 셀·모듈 생산 거점이자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 '스타플러스에너지(SPE)'를 오는 12월 첫 라인을 가동해 'P6' 배터리를 공급한다. 또 GM과 합작 공장을 통해 2027년부터 8년간 이 공장에서 만든 각형 'P6' 배터리를 GM에 공급한다. 생산능력은 연간 27기가와트시(GWh)이며, 추후 양사 협의를 통해 36GWh까지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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