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하얼빈'·김윤석 '대가족'·송강호 '1승'·곽도원 '소방관'
주춤했던 韓 영화 반등할까…"시너지 효과 기대"·"출혈 경쟁 우려"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연초부터 극장가에서 강세를 보이던 한국 영화가 최근 한두 달 사이 주춤한 가운데 다음 달 주요 배급사들이 기대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이들 작품 모두 여러 세대와 성별을 아우를 수 있는 '감동 서사'와 흥행력·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을 내세운 만큼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16일 영화계에 따르면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하얼빈'은 12월 첫선을 보인다.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투사들과 이를 쫓는 자들을 그린 첩보 드라마로, 현빈이 안중근을 연기했다.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등 조연진도 화려하다.
우리나라 관객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 신선함을 안길지가 흥행의 관건이다. 제작비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이 작품이 '극장 장사'만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선 약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
한국 영화 최초로 배구를 소재로 한 신연식 감독의 '1승'은 다음 달 4일 극장에 걸린다.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이 딱 한 번의 승리를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송강호가 핑크스톰을 이끄는 신임 감독 우진을 연기했다. 박정민은 1승을 따내면 상금으로 20억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건 구단주 정원 역을, 장윤주는 핑크스톰의 주장 수지 역을 각각 소화했다. 우리나라 간판 여자 배구선수 김연경도 카메오로 출연한다.
송강호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박정민이 보여주는 철없는 MZ세대 구단주 연기가 '케미스트리'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곽경택 감독이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방관'은 '1승'과 같은 날인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화재를 진압하려는 소방관들의 사투를 담았다.
지금까지 소방관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없었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주연 배우 리스크'는 흥행에 있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주인공 진섭 역의 곽도원이 2022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돼 활동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따갑다.
'변호인'(2013), '강철비'(2017) 등을 선보인 양우석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가족 드라마 '대가족'은 다음 달 11일 관객과 만난다.
스님이 된 아들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사장에게 처음 보는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김윤석이 북에서 월남해 30여년간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서 만둣집 '평만옥'을 지켜온 무옥 역을, 이승기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출가한 문석 역을 각각 맡았다.
연말연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가족 이야기라는 점이 흥행을 기대할 만한 요소다. 드라마에서의 활약에 비해 영화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이승기가 얼마나 관객의 '표심'을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영화계에서는 각기 다른 매력의 작품 4편이 한 달 안에 쏟아지는 만큼 한국 영화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측이 나온다.
한국 영화는 올해 상반기부터 '파묘', '범죄도시 4'가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르고 '베테랑 2'와 '파일럿'이 각각 752만여 명, 471만여 명을 동원하며 긴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2월부터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외화보다 높은 관객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9월 개봉한 '베테랑 2' 이후 '대도시의 사랑법'(86만여 명), '보통의 가족'(64만여 명), '아마존 활명수'(56만여 명) 등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이럴 때 (규모 면에서) 큰 영화들이 많이 나와줘야 주목도가 높아지고 결국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낼 수 있다"며 "이 중 흥행작이 나오면 그 뒤에 개봉하는 영화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너무 짧은 간격을 두고 개봉해 (치열한 경쟁이 될 듯해) 우려되기도 한다"면서도 "'1승'과 '소방관'은 촬영이 끝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개봉 시기를 더 늦추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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