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후의 한미관계 도전·기회 특강
"한미 군함 건조·해상 수송 협력 잠재력 커…방위비 분담 합당한 수준 찾아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한미동맹의 불확실성 증가와 관련 "동맹은 돈이 아닌 가치의 문제"라며 "우리는 양측이 동의하는 방위 비용 분담의 합당한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엘리엇 국제관계학원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미동맹의 전망'을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대한 방위 부담 증액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한국이 낼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분담액) 규모로 현재의 9배에 달하는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거론하며 한국을 '머니머신'(부자나라를 의미)으로 칭한 데 대해 "한국은 머니머신이 아니라 '기적의 머신'"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노력과 혁신 정신, 교육,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 기적을 만든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정책 추진 방향을 예측하긴 어려우며, 대치와 화해 중 어느 한쪽 극단으로 치우칠 경우 잠재적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뒤 "대북정책은 원칙있고, 균형감 있고, 일관되어야 한다"며 "비핵화 없이는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북한을 비핵화하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은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또 한국의 세계적 조선 역량을 거론하면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력 강화 과정에서 한미간에 해군 군함 건조와 해상 수송 분야에서 협력의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맞서고,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하는 접근을 강화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한국이 이데올로기적 충돌과 지정학적 관계에 있어 미국과 함께 하는 것은 의심할 바 없으나 우리는 중국과의 현존하는 경제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재집권은 한미동맹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한국은 동맹을 심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외교로 이 역학관계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강연후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장관으로 재임중이던 작년 4월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과 서울 외교부에서 만났다고 소개했다.
박 전 장관은 "당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고, 한미가 앞으로 해양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내가 말했다"고 소개한 뒤 왈츠 지명자에 대해 "북한에 대해 원칙있는 접근이 필요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한미가) 같이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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