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현수 기자 = 직원 성폭력 혐의를 받는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도망가던 피해자에게 '승진'을 조건으로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JTBC '사건 반장'이 입수한 김 회장 아내 박은희 씨의 고발장에 따르면, 김 회장의 성폭행 사건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
이날 김 회장을 포함해 직원 5명이 참석했고, 김 회장은 평소보다 술을 강하게 권했다고. 이 자리에서만 소주 10병을 마셨고, 김 회장은 매출 부진을 탓하며 직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다른 직원들에게 귀가하라고 요구하면서도 피해 여직원 A 씨에게만 자리를 옮겨서 2차 회식을 하자고 했다. 당시 A 씨는 이미 주량을 넘게 마셔 취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김 회장과 김 회장의 지인은 A 씨를 데리고 인근 유흥주점으로 갔고, 그곳에서 양주까지 권했다.
A 씨는 어지럼증과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가 결국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A 씨를 모텔로 데려가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A 씨는 "어렴풋이 '집에 가야지' 하면서 부축하는 기억만 있다. 눈 떴을 땐 집이 아닌 곳에서 침대 위에 반쯤 벗겨진 상태로 누워 있었고, 김 회장이 성폭행과 강제 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곧바로 저항한 뒤 신고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찾았으나, 김 회장의 직원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고.
또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A 씨에게 "부장 승진시켜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남자 친구가 있느냐. 내가 종종 연락하겠다"고 만남을 권했다.
이후 김 회장은 A 씨에게 범행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억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 처벌불원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A 씨는 직장을 잃을까 봐 두려워 마지못해 합의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주변에 "(A 씨가) 먼저 유혹했다. 꽃뱀이다" 등 2차 가해를 일삼았다.
김 회장은 현재 준강간치상·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동시에 김 회장은 합의 당시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이체하고, 이를 A 씨에게 지급하려 하는 등 횡령 혐의도 받는다.
김 회장은 범행 직후에도 회장직을 유지했다. 지난 4월 이번 사건으로 대표이사에서 해임됐으나, 4개월 만에 사내 이사로 다시 돌아왔다.
한편 김 회장을 고발한 아내 박 씨는 "남편을 고발하기까지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 처음엔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웠지만 김 회장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계속해서 2차 가해를 해 화가 나 고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아내 박 씨에 대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맞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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