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탄핵의 문을 연 것 같다”라며 “국민들이 들어올 수 없게 여당이 열심히 지키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정의>
이 전 수석은 “탄핵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금 상황에 비추어서 말씀드리면 윤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라며 “윤 대통령이 절제하고 변화를 추구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탄핵까지 가자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盧‧朴 탄핵, 직접 목도…또 탄핵 국면 도래할 줄은”
이 전 수석은 자신의 책 부제인 ‘탄핵의 정치학’에 대해 “국회에서 대통령을 두 번 탄핵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할 때는 제가 국회의원이어서 가부 표결에 참여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국회 스텝으로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어찌 보면 두 탄핵 사례 다 국회에 몸을 담고 있을 때 직접 목도한 일이라 남다른 감회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가 지지했던 노 전 대통령 시절에 탄핵 당하는 걸 보고 ‘이렇게 해도 되나,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저렇게 무도하게 국회의원들이 쫓아내도 되나’라는 문제의식과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조금 주저했다”라며 “‘과연 이게 맞을까. 이 방식밖에 없을까. 이 위기를 조금 더 다른 제도적 개선으로 승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하나”라고 했다.
이어 “당시에는 국민들이 워낙 한 1700만 명이 광장에 나와서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쳤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돼서 그렇게 했던 기억이 생생했다”라며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하고 시간이 많아져서 논문을 썼는데 하나는 왜 성공하고 하나는 왜 실패했을까. 그 원인을 좀 찾아보자. 다른 나라는 어땠을까? 남미는 탄핵 사례가 굉장히 많이 있으니 그거 비교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논문 쓰고 이렇게 또 탄핵 국면이 도래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했다”라고 전했다.
“尹, 대국민담화로 ‘탄핵의 문’ 열쇠 열었다”
이 전 수석은 만약 지금 국회의원이고 탄핵이 진지하게 논의 된다면 가부 표결을 어떻게 할 거냐는 질의에 “가부를 얘기하기는 좀 이른 것 같고 비유를 하자면 탄핵의 문이 있다면 이 문은 안에서 잠그게 돼 있고 안에는 대통령이 있다”라며 “대통령이 안에서 문을 주로 열어줘야 탄핵의 문이 열리는데 제가 볼 때는 대통령이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탄핵의 문은 열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 문을 열고 국민들이 들어올 거냐는 또 다른 문제인데 그 문을 열심히 여당이 지키고 있는 형국”이라며 “들어올 수 있게끔 문은 열었는데 여당은 못 들어가게 막고 야당의 일부는 공공연하게 들어가겠다고 하고 국민들도 상당수는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닌가. 저 탄핵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고 또 많은 분들은 ‘아직은 좀 모르겠다. 조금 더 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의원들이 지금 투표를 했을 때 3분의 2가 안 될 것 같냐는 질의에 “현재로서는 안 된다”라며 “탄핵 이론을 쓴 학자들은 ‘실드’라는 단어를 쓰는데 의회에서 실드 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니까 의회에서 의석으로 탄핵 수순을 막을 수 있다. 의회의 실드라는 단어가 있고 그다음에 헌재에서 실드 칠 수 있다”라며 “헌재에서 기각해버리면 실드가 되고. 그다음에 학자들은 그 용어를 안 쓰기는 합니다만 제가 볼 때는 국민적 실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이건 안 된다’라고 하면 노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역풍이 불어서 총선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이 폭망 하는 경우가 생기고 국민이 ‘이거 무슨 소리냐, 이건 해야 된다’라면 박 전 대통령 때처럼 탄핵이 헌재가 가결될 정도의 강한 압박으로 밀어붙일 수 있어서 이 3개의 실드를 놓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라고 했다.
“여당 내분은 진정 中…국민적 압박은 2016년 수준은 아닌 듯”
이 전 수석은 3개의 실드 중 국민의힘에서 실드를 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보냐는 질의에 “실드가 방패인데 이 방패가 깨지지 않는 이상은 200석을 못 만드니까 탄핵 소추가 안 된다”라며 “(박 전 대통령 시기) 그때 여당 의석이 훨씬 많았는데도 탄핵이 됐다는 거는 여당이 분열이 됐다는 거다”라고 했다.
그는 “탄핵을 다루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 중에 하나는 ‘여권 또는 여당이 분열되지 않는 이상 탄핵은 어렵다’ 이 분열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그 세력 간에 치열한 권력투쟁을 하든지 아니면 국민적 압박 때문에 도저히 못 버티겠다고 하든지 이런 외부적인 힘이 있어야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분은 지금 뉴스를 보다시피 좀 진정이 되는 것 같고 일시적일지 계속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것 같고 국민적 압박은 조금 올라오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가 2016년 촛불 때에 비춰 보면 아직까지 그 정도 열기까지는 안 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지난 2016년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냐는 질의에 “그때는 정말 노도와 같은 파도가 막 몰아치듯이, 쓰나미처럼 몰아치듯이 국민들이 탄핵을 외쳤다”라며 “촛불 들고 연 인원 1700만 명이 모였다는 거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건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 시작 단계와 지금의 단계에도 차이가 있냐는 질의에 “그거는 차이를 말할 수 없고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정식화된 게 없다”라며 “지금 탄핵을 해야 된다고 보시는 분들은 탄핵의 에너지를 계속 응축하고 있고 어느 선까지 응축이 되고 폭발할지는 지켜봐야 될 사안이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국정 혼선은 朴 때보다 심한 듯”
지금 윤석열 정부의 모습들을 헌법재판소가 판단 할 때 탄핵을 인용할 정도는 아니냐는 질의에 그는 “그걸 탄핵 사유라고 하는데 탄핵 사유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중대하냐. 헌법과 법 위반이 중대하냐. 그러니까 자리에서 쫓아낼 정도로 중대한 위반을 했느냐를 헌재가 판단을 해야 되는데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헌재가 두 번의 탄핵심판에서 기준을 나름대로 제시를 했는데 그것도 약간 추상적”이라며 “그러니까 이 자리에 두는 것보다는 그 자리에서 파면했을 때 생기는 이득이 더 크다. 그런데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을 쫓아냈을 때는 손해도 있고 피해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뽑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아내려면 그보다 더 큰 이익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라며 “헌법적인 이익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이걸 계량하고 가늠하는 거는 헌재의 몫”이라 했다.
그러면서 “이건 누구도 말하기 어려운데 헌법 사유로 보면 지금 헌재 재판관들이 어떻게 볼지 제가 잘 모르겠지만 과거의 판결문의 기준에 보면 아직 이런 의문, 최종 결론은 아닐 것”이라며 “진행 중에 있으니까. 아직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고 분위기상으로 보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로 보면 탄핵 하냐, 마냐를 떠나서 국정의 혼선이나 혼란이라는 걸 체감하는 국민 정서로 보면 박 전 대통령 때보다 조금 더 심한 거 아닌가”라고 전했다.
“盧 탄핵은 국회 주도라 실패…朴 탄핵은 국민들이 요구”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실제로 시행이 됐기 때문에 탄핵에 대해 국민적인 역치가 많이 올라가 지금은 그때 같은 수준으로 보면 탄핵이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 전 수석은 “그분들의 판단을 제가 동의한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고 이거는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이건 몇 점, 이건 몇 점 이렇게 해서 정리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가 하게 돼 있지만 처음에 탄핵 제도가 생겨났을 때부터 미국 헌법의 탄핵 제도가 들어가는 과정을 보면 탄핵은 정치적 과정이라고 돼 있다”라며 “이게 정치적으로 문제를 푸는 해법이지 사법적 심판이나 형사처벌이 아니라는 게 명료하게 정리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까 대통령이 탄핵된다고 해서 형사처벌 되거나 안 되거나를 전제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이거는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판단하는 건데 노 전 대통령 탄핵과 박 전 대통령의 차이가 뭐냐. 하나는 왜 실패하고 하나는 왜 성공했냐 하면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는 국회의원들, 특히 대선에서 진 정당들이 주도해서 엎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여서 많은 국민들은 ‘대선 불복 아니야? 국민들의 선거, 국민들이 만들어 선거 결과를 의원들이 뒤집으려고 하네. 그래서 의회 쿠데타 아니야?’ 이런 생각을 많이 가져서 역풍이 불었다”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왜 성공했냐면 당시에 제가 야권에 몸담고 있었는데 그때는 국민들한테 욕을 엄청 먹었다”라며 “‘너희들 도대체 뭐하냐? 탄핵해야지 왜 그러고 있냐?’라고 욕을 먹을 정도로 국회의원들이나 야권의 정당들은 주저주저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왜냐하면 노 전 대통령이 탄핵 당했을 때 여당이었기 때문에 그분들도 트라우마가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다”라며 “그런데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요구를 하니까 뒤따라가는 형국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 세력이 앞장서 가느냐, 뒤따라가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며 “민주당은 조심할 거다. 국민들이 이거 하자고 해야 하는 거지 정치권이 먼저 끌고 가버리면 노 전 대통령 탄핵 사례처럼 강한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고 조심스럽다”라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민주당이 최근에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는 지적에 “일부에서는 그럴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시절에도 탄핵을 정치인 중에 가장 먼저 언급하신 분이 이재명 대표였다”라며 “그러니까 주도하는 입장이 아닌 지금 조국혁신당이 얘기하는 것처럼 한 발 옆에 떨어지는 사람들은 조금 더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책임정당, 곧 집권할지도 모르는 정당의 대표로서는 그렇게 주장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어서 일부가 참여하는 것과 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탄핵하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주장했다.
“두 번의 탄핵으로 정치 거칠어진 측면 있다”
이 전 수석은 탄핵 제도의 원래 취지에 대해 “대통령한테 헌법이 이런 메시지를 주는 거다. 너 잘못하면 또 쫓겨날 수 있으니 조심해서 해라 절제해라. 내 임기가 5년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조심할 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권력이 세기 때문에 절제하라, 조심하라는 메시지인데 만약 대통령이 절제 안 하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라며 “만약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호불호 찬반을 떠나서 탄핵 당한 쪽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통령 잘못한 거는 내가 인정하겠어. 그런데 쫓아낸단 말이야?’ 이런 화가 날 수 있고 다음 상황에 ‘나도 한번 보자, 두고 보자’ 이런 생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우리는 탄핵에 검찰이 끼어들어 사법 처리를 많이 해버렸다.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사법처리 해 감옥 간 사람들이 많다”라며 “그러면 그 정당에 있던 사람들은 더 화가 난다. 그러면 밖으로는 얘기를 못 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응어리가 쌓인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다른 케이스가 생겼을 때 표출이 될 수 있는, 거칠어지기 쉽다”라며 “우리 정치가 거칠어진 요인 중 하나가 노 전 대통령 탄핵부터 시작해서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은 ‘어떻게 우리 대통령을 이렇게 죽음으로까지 내몰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은 ‘우리 대통령을 쫓아냈단 말이지?’ 이런 양쪽의 감정들이 쌓여서 정치가 거칠어지는 측면이 있고 이게 양극화를 더 촉진하는 측면이 있는 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尹, 절제하고 변화 추구하면 국민들이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듯”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문제점이 자꾸 지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혹은 정권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냐는 질의에 이 전 수석은 “탄핵되고 안 되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제가 간단하게 지금 상황에 비추어서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좀 절제하고 국민 뜻을 전폭적으로 수용해서 변화를 추구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탄핵까지 가자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대통령이 민심을 따르면 되고 한 대표의 표현에 의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추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서는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존재가 야당의 역할이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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