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이후 가진 첫 대중 연설 자리에서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때 연설과 실제 정책은 다를 수 있다는 윤석열 정부 외교부의 관측과는 계속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은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동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매우 열심히 일할 것이다. (전쟁을)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미 ABC 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멈춰야 한다. 오늘 보고서를 봤다. 지난 3일 동안 수천 명이 사망했다. 그들은 우연히 군인이 됐을 텐데, 군인이었든 마을에 있었던 사람이었든 우리는 그것(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 이후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주유엔대사 등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을 빠르게 인선한 트럼프 당선인은 연설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이 사안이 정책 실행에 있어 최우선 순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일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본인 계정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용돈 잃기까지 38일 남았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이미 예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한국 정부는 여전히 이를 철회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 취임을 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정책 실행에서 다소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측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은 그랬으나 전쟁이 한 나라의 결정으로 끝내지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있는 것이고 당사국 간 이해관계도 있고 미국 행정부 간 정권 이양 차원에서의 정책조율도 있다"라며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나왔던 목소리와 구체화된 정책 차이도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의 이러한 예상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본인이 직접 중동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밝힌 만큼, 관련된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및 쿠르스크 지역 전쟁 참전에 대한 구체적 대응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군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러시아의 대북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한 공조하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연설에서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우리에게는 매우 높은 IQ를 가진 사람이 있다. 나는 높은 IQ를 믿는 사람"이라며 머스크 CEO가 자신을 대신해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운동을 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와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며 "그들은 많은 돈을 절약하고 우리나라를 더 강력하고 나은 나라로 만들 것이다. 일론(머스크)와 만나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연설 말미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가 내무부장관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도 참석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