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5일 애플 스토어 앱, 웹사이트,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비전프로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4일부터 사전 주문 받은 물량에 대해서도 이날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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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2시쯤 방문한 애플명동 매장에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 방문한 직장인부터 휴가 나온 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비전프로를 체험해 보고 있었다.
애플은 새로운 카테고리의 기기를 처음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만큼, 체험 프로그램에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이었다. 비전프로를 안정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매장 가운데 편안한 쇼파형 좌석을 마련하는 등 매장 구조에도 변화를 줬다. 애플 직원들은 체험 고객에 1대 1로 붙어 약 30분간 사진 감상, 생산성, 엔터테인먼트 등 핵심 기능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비전프로 체험 프로그램은 주말인 16~17일까지 7개 애플 스토어 매장에서 모두 예약이 마감돼, 비전프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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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프로는 ‘공간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애플의 야심이 담긴 기기다. 2300만 픽셀의 두 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초고해상도를 지원하며 사용자의 시선을 추적하고 손 제스처, 음성을 인식해 직관적인 조작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 비전 프로에는 운영체제(OS)로 비전OS 2.1이 탑재되며, 한국어를 지원한다. 애플 앱스토어는 애플 비전 프로 전용으로 개발된 2500개 이상의 앱을 제공한다. 애플 비전 프로와 호환되는 iOS 및 iPadOS 앱은 150만 개 이상이다.
국내 주요 앱 개발사들도 비전프로 국내 정식 출시에 맞춰 지원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통해 비전OS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허공에 손가락으로 카카오톡 앱 아이콘을 탭하고, 문자 입력도 기기 화면에 있는 키보드 아이콘을 클릭하면 나타나는 키보드 창에서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다.
다만, 체험 프로그램의 인기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격이 499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인데, 아직 쓸 만한 앱이 많지 않고 무게가 600g이 넘어 장시간 착용하기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에 앞서 출시한 국가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지난 2월 판매를 시작한 미국 시장에서의 성적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대에 그쳤다. 이는 30만∼40만대가 팔릴 것이라던 초기 기대를 크게 밑돈 것이다. 그마저도 3분기에는 1분기 대비 75% 줄어든 2만∼3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비전프로를 많이 파는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 더 많은 사람이 체험해 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여러차례 “이것은 보고, 직접 체험해봐야 믿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체험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3500달러의 가격은 대중적인 제품이 아니며 내일의 기술을 오늘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벌써 저렴한 버전의 다음 버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실제로 애플은 저렴한 버전의 헤드셋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한 비전 프로는 다른 사람이 전면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의 눈을 볼 수 있도록 한 ‘아이사이트’ 기능을 탑재하지 않거나 카메라나 센서 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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