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콘퍼런스…"모두가 영화 만들 수 있는 시대 올 것"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자본이 필요 없고 투자받을 필요가 없어요.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느라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이진호 영화감독은 15일 '인공지능(AI)과 창작의 미래'을 주제로 열린 '2024 이머시브 데이 국제 콘퍼런스'에서 AI 영화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AI 영화는 AI로 생성한 이미지와 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생성 AI 프로그램'만 있으면 영화 제작이 가능하다.
이 감독은 영화 '스토리'(Story)를 만드는 데 본인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프로그램들의 월 구독료인 60만원가량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스토리'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올해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에서 내러티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렇다고 손쉽게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AI가 원하는 영상을 바로 내놓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하는 영상이 나올 때까지 AI에 적절한 명령어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마테오AI스튜디오의 양익준 영화감독은 "생성형 AI 콘텐츠를 '운칠기삼' 콘텐츠, 확률 도박 게임이라고도 한다"며 "똑같은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도 지금 입력한 것과 1분 뒤 입력한 결과물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최대한 많이 AI 프로그램을 가동해 원하는 영상 출력의 확률을 높이는 작업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테오AI스튜디오의 '마테오'는 올해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참석자들은 최근 생성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모든 사람이 손쉽게 영화를 만드는 시대가 올 것으로 봤다.
양 감독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영화를 만들어 영화에 대해 뜨거운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창작자에게 엄청난 기회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결국 모두가 쉽게 방구석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그런 세상이 왔을 때 차이를 주는 것은 결국 스토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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