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얼라인 서한에 답신…"1조5천억원 특별배당도 수용 불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두산밥캣[241560]이 두산로보틱스[454910]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포기할 것을 공표해달라는 행동주의펀드의 요구를 거부했다.
15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얼라인의 주주서한에 대한 회신을 통해 "공표는 당사의 방향성 및 이사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밥캣의 지분 1%(100만3천500주)를 보유한 얼라인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할 경우 주주가치를 해치게 된다'며 이 계획의 포기 의사를 명확히 공표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달 두산밥캣 측에 보냈다.
두산밥캣은 회신에서 "포괄적 주식교환은 양사 간 시너지의 가시적 성과 발현, 법령 및 제도의 개선, 주주 및 시장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경영환경이 변화무쌍한데 현재 상황을 갖고 미래 의사결정을 미리 제약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은 포괄적 주식교환에 쓰기로 한 재원 1조5천억원을 특별 배당하라는 얼라인의 요구에 대해서도 "합리적 경영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산밥캣은 "주주환원 외에 당사의 성장전략인 M&A(인수합병) 등을 포함해 투자 및 자금 소유에 따라 적정하게 예산 배분 및 지출 계획을 수립해 집행해야 한다"며 "당사는 경기 민감 업종에 해당하는 만큼 배당 가능 이익을 일시에 소진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주 환원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율 정상화 방안을 포함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라는 얼라인측 요구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예고 공시를 했고 관련 보고서가 확정되는 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얼라인은 앞서 주주서한에서 두산밥캣 이사회가 특정 주주의 영향력에 좌우될 수 있다며 독립성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두산밥캣은 이에 대해 이사회의 독립성은 이미 충분히 보장돼 문제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건설 장비 제조사 두산밥캣을 로봇 기술 업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두산밥캣 소수주주의 반발이 일고 금융당국도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자 지난 8월 주식교환 작업을 중단했다.
당시 두산밥캣 소수주주 사이에서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의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낮추고 적자 상태인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과 바꾸려고 해 주주권익을 침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산그룹 측은 지난달 합병비율 등 조건을 종전보다 주주에게 유리하게 바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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