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지난달 11일 5.6%(닐슨코리아) 시청률로 시작해 평균 6~7%대를 보인 드라마는 경쟁작인 ‘정년이’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화제성이나 인기는 여느 작품보다 뜨겁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과 SNS 등에서는 드라마 관련 콘텐츠들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15일 마지막 방송까지 단 1회만 남겨두고 서로에게 ‘배신자’였던 부녀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작진은 이를 반영해 1시간 30분 분량으로 확대 편성해 공개한다.
시청자들 입소문을 탄 드라마는 방송 전엔 단순히 ‘한석규의 29년 만 친정(MBC) 복귀작’이란 사실로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 ‘꿀 조합’이 숨겨져 있었다.
드라마 제목 줄임말인 ‘이친자’가 또 다른 의미로 ‘이친자’(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 미친 자)로 불리게 된 이유처럼 주연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과 촘촘하게 짜인 대본, 그리고 영화 같은 미장센(화면 구성) 등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덕분이다.
이 가운데 한석규와 딸로 나선 채원빈의 숨 막히는 연기 대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로 식탁과 취조실 등에서 마주하고 앉은 두 사람은 큰 동작이나 긴 대화 없이도 서로를 압박한다.
한석규는 딸을 살인자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증거 속에서 번뇌하고 무너지는 아빠의 모습을 ‘눈빛과 한숨’으로도 표현했다. 그는 드레스 셔츠 색깔과 수염 길이까지 계산해가며 연기해 몰입도를 높였다.
서늘한 표정으로 사이코패스 의심을 산 채원빈도 ‘베테랑’ 한석규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대본도 마찬가지다.
원작 소설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가장 믿는 존재인 가족에 대한 의심 등을 촘촘하게 그려냈다.
불을 켜지 않은 수준으로 어두운 집과 두 갈래로 나눠진 그림자, 안정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대칭 구도 등을 통해 상대마다 대척 구도에 놓인 설정 등을 감독 특유의 감각으로 표현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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