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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다. 곽의영 시인의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에서 인용했다.
수험생들은 이 글귀를 매 과목 답안지에 컴퓨터 사인펜을 사용해 정자로 따라 적어 넣어야 한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 올해 필적 확인 문구를 확인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면 “수능 결과를 떠나서 우리의 자녀들이 이 글귀처럼 꿈을 펼치며 살아가길 기원한다”고 소셜미디어(SNS)에 적었다.
곽 작가는 늦깎이 시인이다. 인용 문구가 실린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가 담긴 그의 시집 ‘노을에 배 띄워놓고’는 그의 첫 시집이다. 도서출판 청어에서 2023년 9월 펴낸 ‘청어시인선’ 405번째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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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독자는 물론 문단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형서점 교보문고 사이트에 올라온 작가 소개 내용에 따르면, 곽 시인은 대구 달성에서 태어났다. 현재도 이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7년 5월에 한양문학 시조 부문으로 신인문학상을 먼저 받았다고, 이듬해 같은 한양문학에서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고, 대구문인협회, 달성문인협회, 시와 늪 회원이자 시야시야 시선 동인회원이다. 대전문예마을과 코리아나 동인회 이사이기도 하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험생들이 답안지에 정자로 적도록 해 대리응시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다. 지난 2005학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후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듬해부터 매 교시 답안지에 필적확인 문구를 적도록 하고 있다.
통상 국내 작가의 문학작품 가운데 적절한 문구를 수능 출제위원들이 골라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게 평가원 측의 설명이다.
수험생들의 필적을 가려내기 위한 목적인 만큼, 문장 길이는 12~19자 사이여야 하고 ‘ㄻ’ ‘ㄾ’ ‘ㅀ’ 등 겹받침과 ‘ㄹ’ ‘ㅁ’ ‘ㅂ’ 등 세 자음 가운데 2개 이상이 반드시 문구에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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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에 따르면 문구는 수험생에 미치는 정서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수험생이 답안지를 받은 뒤 가장 먼저 기재하는 것이 필적 확인 문구인 만큼, 수험생을 응원하거나 희망을 북돋는 내용이 채택되는 경향이 짙다.
역대 가장 많이 인용된 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로 지금까지 총 3차례 나왔다.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구절은 첫해인 2006학년도와 2017학년도에 각각 사용됐다. 같은 시의 첫 구절인 ‘넓은 벌 동쪽 끝으로’는 2007학년도에 쓰였다. 지난해 수능에선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의 한 구절인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가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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