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우정 기자] 홍해, 파나마운하 등 주요 물류망의 지정학적 혼란으로 해상운임이 치솟으며 올해 3분기 글로벌 해운사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461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8%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실적으로, 지난해 총영업이익의 2.5배에 달하는 금액을 1개 분기 내 벌어들인 것이다.
HMM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3조5520억원, 당기순이익 1조73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722% 급증했다.
HMM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해 3분기 평균 986p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3분기 평균 3082p로 상승했다”며 “또한 아시아-멕시코 신규서비스 개설,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고채산 화물 증가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HMM은 컨테이너 부문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4분기에 대해 전반적인 시황 약세를 전망하며, 미국 동부 항만 파업과 스케줄 지연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 불안정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벌크 부문에 대해서는 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이지만, 중국 경기 회복 여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지난 1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2% 상승한 12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 또한 전년비 14.9% 상승한 1조2768억원, 당기순이익은 434% 급증한 1309억원을 달성하며 전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성장세 기조를 유지했다.
팬오션은 “갈수록 심화되는 중동·동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동계에는 저조한 시황이 전망된다”며 ‘시황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장에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철처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선사 영업익 증가세 세자릿수 기록...ONE 순이익 1000% 급증
고운임 장기화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해운사들의 실적 호황도 이끌었다. 글로벌 2위 선사인 머스크(Maersk)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157억6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해운부문의 매출은 111억700만달러로, 전년비 40.6%가 증가했다. 머스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7억9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5% 상승했다. 그중 해운부문 EBITDA는 전년비 253% 급증한 40억2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3위 선사 CMA CGM은 매출액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5% 증가한 158억달러를, EBITDA는 전년비 149.0% 급등한 49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중 해운부문 매출액은 전년비 43.4% 증가한 109억달러를 기록했으며, EBITDA는 44억달러로 전년비 179.0% 급증했다.
CMA CGM은 “선박의 희망봉 우회는 글로벌 무역의 유동성을 저해해 운송시간 증가와 운송가능 물동량을 감소시켰다”며 “불확실한 글로벌 시황으로 과거 성수기가 일찍 시작됐으며 수요도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선사 코스코(COSCO)의 실적도 대폭 상승했다. 올해 3분기 코스코의 매출은 735억1300만위안(약 14조2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으며, 이자·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297억5700만위안(약 5조7657억원), 당기순이익은 240억9100만위안(약 4조6679억원)으로 각각 전년비 248.9%, 281.1% 상승했다.
특히 일본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비 1000% 증가한 20억달러를 기록했다. ONE는 “꾸준한 소비자 수요와 조기 성수기에 힘입어 아시아-북미와 아시아-유럽 노선에 강력한 수요가 나타났다”며 “잠재적인 공급망 중단에 대한 우려로 북미 지역의 초기 출하량도 증가해 물동량을 더욱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고운임 기조에 더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글로벌 선사들은 총운영비 인상을 이유로 유럽항로의 운임 인상을 단행했다.
머스크는 지난 4일부터 유럽노선으로의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는 29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는 4500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기존 가격에 비해 각각 95%, 73% 증가한 금액이다.
CMA CGM 또한 15일부터 동아시아-북유럽 노선의 운임을 20피트는 2900달러, 40피트는 5400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시장운임에 비해 30%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하팍로이드(Hapag-Lloyd), ONE, 에버그린 또한 최근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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