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되풀이된 한국사 영역 `보너스 문제` 논란이 이번 수능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사실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문제가 출제됐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15일 온라인에서는 입시업체 메가스터디가 수험생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답률 90%대를 예측한 한국사 영역 문항들이 소개됐다.
가령 1번 문항은 '주먹도끼, 슴베찌르개 등 뗀석기를 사용하던 시대이다'고 설명한 뒤 이에 해당하는 사회 모습이 무엇인지 물었다. 정답은 5번 '사냥과 채집을 하며 이동 생활을 했다'다.
수험생 10명 중 9명이 해당 문제를 맞힐 것으로 분석된 이유는 한국사 학습 유무와 상관없이 지문만 잘 살펴봐도 답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설명에 `뗀석기`라는 힌트가 언급돼 있어 시대적 배경이 구석기임을 알 수 있다. 맞는 선택지는 5번뿐이다.
나머지 선택지 중 철제 농기구(철기 시대), 비파형 동검(청동기 시대)은 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율령 반포와 고추, 인삼 재배는 선사시대가 아닌 역사시대 산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20번 문항은 1998년이라는 작성 시점을 못 박은 "'아이엠에프(IMF)'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고국의 경제 상황이 조금씩 풀려 가고 있다는 보도가 무선 전파를 통해 이곳 만주 땅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라는 서간문 형태의 지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활용한 탐구 주제로 적절한 것으로 고르라고 주문했다.
정답은 1번 '외환 위기의 극복 노력'이다. 1998년이라는 시점에서 알 수 있듯 여기서 말하는 외환 위기는 전년도에 터진 IMF 외환 위기임이 분명하다. 한국에서 통상 외환 위기라는 단어는 IMF와 동의어이기도 하다.
나머지 선택지는 20세기 후반과 거리가 멀어 수험생 대다수가 거뜬하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문제들이 너무 쉬웠다며 ‘공부 안 해도 맞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업 수준이 높지 않은 수험생 간에도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가 1~2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의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아직 해당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는 접수되지 않았다.
한편 수능 출제위원장인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수능일인 전날 브리핑에서 한국사 영역은 한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췄는지 평가하기 위해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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