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은 3자 연합과 형제 측 모두에게 비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일 3자 연합 공개지지 선언을 했으나 주가 급락을 이유로 지지 선언을 철회했다. 형제 측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인 투자 계획 발표 등 불확실한 비전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임시 주주총회 전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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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분수령 될 임시 주총… 3자 연합, 전문경영인 체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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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은 임시 주총 2주 전인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같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회사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사업을 이끌어 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힘을 합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머크는 독일 약방에서 시작해 세계 5위권의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 353년 역사의 가족 기업이다. 머크 가문 일원과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를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하고 파트너위원회에서 최고경영진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전문경영인은 회사를 독자 경영하고 대주주는 감독 기능을 한다.
3자 연합 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은 한미약품그룹이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모범이 되는 초석을 다지는 자리"라며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통해 거버넌스 쇄신과 국내 경영계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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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측, 투자 및 주주환원 확대… "경영권 확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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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확보 자신감을 내비쳤다. 3자 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이번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2인 선임의 건이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특별결의인 정관 변경의 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성은 3자 연합 측 48.13%, 형제 측 29.07%로 알려졌다.
정관 변경의 건이 부결되면 3자 연합 측 이사 1인이 새로 지명돼도 기존 이사진 임기 등을 고려할 때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형제 측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 3자 연합 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명의 이사진의 임기가 만료된다. 2026년 3월 주총에서는 송 회장의 임기가 만료돼 임 대표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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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당근 없네"… 주주는 양측 모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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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종가는 지지 선언이 나온 지난 1일 3만6250원을 기록, 전 거래일보다 24.1%(1만1500원) 하락했다. 이후에는 등락을 반복하다가 15일 장중 3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를 이끌어 온 이준용 대표는 3자 연합 지지 선언 후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주주대표에서 공식 사퇴했고 현재까지 소액주주연대 차원의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형성되지 않았다.
형제 측에 대해서도 주주 불만이 많다. 형제 측이 내세운 8150억원 투자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져서다. 한미사이언스의 올 3분기 말 유동자산은 2868억원이다. 이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6억원에 그친다. 투자 규모인 8150억원에 크게 밑돈다. 형제 측은 구체적인 투자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FI(재무적 투자자)와 SI(전략적 투자자)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진척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한미사이언스 주주는 "3자 연합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형제 측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위임하지도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주는 "3자 연합과 형제 측 모두 말장난은 그만하고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공개매수에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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