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트럼프 관세장벽..중국발 철강 쓰나미 거세진다

높아지는 트럼프 관세장벽..중국발 철강 쓰나미 거세진다

이데일리 2024-11-15 10:0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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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위기를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관세장벽’ 위험으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철강산업에서 강력한 반중국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가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 덤핑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2공장을 셧다운(폐쇄)하기로 한 것은 중국발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에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불황이 장기화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철강 업체들은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내부 철강 수요가 줄자 해외에 후판을 비롯한 자국산 제품을 저가로 밀어내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673만톤(t)으로 전년 동기 기간(665만t) 대비 1.2% 증가했다. 2년 전인 2022년(494만t)과 비교하면 36% 증가한 수치다. 후판(두께 6㎜ 이상인 두꺼운 철판)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지난해 129만4000t으로 전년(78만9000t) 대비 64%나 증가했다. 올해 1~10월 기준 106만7000t으로 이미 100만t을 훌쩍 넘어섰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철강업계에선 중국의 물량 공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단 불안감이 커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1기 재임 때에도 철광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해 국내 철강업계에 큰 타격을 입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과격한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 조치를 발동하면 자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철강 제품이 한국 시장 등 미국의 제외한 시장으로 싼값에 유입될 수 있어 한국산 철강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이 관세를 높였을 때 우리 기업들은 가격과 기술 난이도가 낮은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며 “중국산 원자재를 가공해 파는 식의 우회 수출도 불가능해 지면서 수출 길이 막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현대제철은 지난 7월 말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이에 산업부에서 조사에 나섰으나 중국의 보복 관세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실제 제재를 가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사들이 고부가가치 철강재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친환경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각국의 친환경 규제에 맞춰 저탄소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고부가 철강재로 전환해야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민 교수는 “전기강판이나 전기차용 강판 등 고부가 제품은 미국에서 물량을 자체 소화하기 어렵고 아직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기술 난이도가 높다”며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는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제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는 적정한 선의 대중국 규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가 있을 수 있단 점을 고려해 친환경이나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우회 제재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제품을 만들 때 이산화탄소 발생량 등을 따져 세금을 부과하고 기술 유출 방지 등을 강화하는 식으로 반덤핑에 상응하는 정책들을 우리 정부가 펴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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