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쿠웨이트 시티, 나승우 기자) 손흥민의 장기적 대체자로 평가 받는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쿠웨이트전에서도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돼 득점포를 터뜨리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교체 투입 당시에는 축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며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 시티에 있는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반 이른 시간에 터진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손흥민의 연속골, 그리고 후반 중반 조커 배준호의 쐐기골을 묶어 후반 만회골을 넣은 쿠웨이트를 물리쳤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4승 1무(승점 13)를 기록했다. 첫 경기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4연승을 달렸다. 2차전 오만 원정에서 3-1로 이긴 한국은 3차전 요르단 원정에서 2-0으로 이겼다. 지난달 이라크와 홈 경기에선 3-2 승리를 거뒀다. 11월 중동 2연전의 첫 상대였던 쿠웨이트도 원정에서 완승을 따내 기세를 올렸다.
생각만큼 수월했던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에는 2-0으로 앞섰으나 후반 초반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교체로 들어온 배준호의 한 방이 아니었다면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알 수 없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배준호는 "경기에 출전하게 되고, 팀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게돼 뜻깊은 경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인범이 형이 공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패스를 뿌려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침투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너무 좋은 패스를 줘서 비교적 쉽게 골이 나왔던 것 같다"고 득점 장면을 떠올렸다.
또 "소속팀에서 골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답답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골이 터지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제 다음 대표팀 경기, 소속팀 경기까지 기운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배준호는 지난 6월 싱가포르 원정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의 빈 자리를 메워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투입 직전 실점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득점포로 다시 뜨겁게 끌어올리면서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배준호는 "팀 막내이기도 하고, 교체로 들어간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에 들어가면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잘 해야 되겠다라는 마음보다는 많이 뛰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줘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부담감보다는 중요함을 더 느꼈다.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가 이런 힘든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꿔줘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득점 이후 손흥민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묻자 "자기 지분이 20% 정도 되지 않냐고 했다. 경기 들어가기 전에 하프타임에 준비 잘 하고 있으라고 했는데 그 한마디로 20% 정도 지분이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평상시에도 손흥민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모습이 포착됐던 배준호는 "처음 소집 때부터 (손)흥민이 형이 되게 잘 챙겨줬다. 도움 되는 말이나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면서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며 "영국에서는 거리가 있기도 하고 런던까지 가서 따로 만난 적은 없다. 가끔 연락 주셔서 응원해주거나 저번 소집 때는 경기 끝나고 잘했다고 연락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체 투입된 것에 대해서는 "흥민이 형이라는 중요한 선수가 팀에 있었고, 교체 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만 생각했다. 전반전 끝나고 10분, 15분 정도 뒤에 들어갈 수 있으니 준비를 잘 하라고 감독님이 말씀해 주셨다. 들어갈 때는 공을 많이 받아서 드리블하거나 공을 뿌려주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전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배준호는 "조직적으로 뛰어난 팀이라기보다 개개인적으로 압박하는 장면에서 강하게 한다고 느꼈다. 팀적으로 잘 풀어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배준호는 이강인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경기 전날이었던 13일에는 수능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이강인과 함께 찍기도 했다.
배준호는 "이번 소집에서 더 많이 친해진 것 같다. 그래서 영상 찍을 때도 장난을 쳤다. (이)강인이 형이 너무 잘 챙겨준다.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잘 챙겨주고 장난도 많이 해서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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