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 속 광폭 성장

[이슈메이커]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 속 광폭 성장

이슈메이커 2024-11-15 09:04: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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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 속 광폭 성장

2022년 10월 한 X(트위터) 사용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살이 빠져서 건강해 보인다. 비결이 뭔가”라고 묻자 그는 “단식, 위고비(wegovy)”라고 응답해 화제가 됐다.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 역시 3주 만에 7kg을 감량했을 당시 위고비 처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가 ‘셀럽들의 비만치료제’로 소문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

 

국내 출시 후 품귀 현상 벌어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가 2021년 6월 출시한 비만치료제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해 준다. 몸에 주사만 한 방 놓으면 이런 효과가 1주일 지속되고 68주간 꾸준히 맞으면 체중을 평균 15%가량 감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20% 감소시키고, 음주·흡연 욕구까지 줄여준다고 해 몸값이 치솟는 중이다.


  지난 10월 15일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유통 회사의 주문 서버가 다운되는 등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온 물량이 넉넉하지 않아 병·의원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해서다. 제품 공급가는 펜 하나당 37만 2,025원으로 책정되었다. 다만 비급여 의약품으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고, 이에 따라 의료기관마다 환자 부담 가격이 다르지만 대략 80만 원 안팎이다.


  위고비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30kg/㎡인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올해 7월에는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도 투여될 수 있도록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한편 식약처는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면밀하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온라인에서 이를 불법으로 판매·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15일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유통 회사의 주문 서버가 다운되는 등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지난 10월 15일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유통 회사의 주문 서버가 다운되는 등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치료제 이은 예방제 연구에도 나서
위고비는 출시 후 유럽과 중동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증가한 약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며 노보 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이 5천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 프루에가드 요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는 “체중 감량 약품을 구입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유럽인들도 위고비 구입에 대한 높은 의지를 발견했다”며 “미국뿐 아니라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도 위고비에 관심을 보이며 기꺼이 약값을 지불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치료제에 이은 예방제 연구에도 나선 상태다. 이 부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가진 17,000여 건의 임상실험 데이터와 영국 바이오뱅크 등이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인공지능(AI) 등으로 분석하는 업무를 맡는다. 요르겐센 CEO는 “우리는 이 데이터를 연구해 누가 비만에 걸리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치료제에 이은 예방제 연구에도 나서는 등 비만이 생물학적 요인이 결합 된 복합적 질병이라는 점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는 치료제에 이은 예방제 연구에도 나서는 등 비만이 생물학적 요인이 결합 된 복합적 질병이라는 점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예방제는 치료제와 비교해 ‘요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의 몸은 살 빼기 전 몸무게인 체중 조절점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는데, 예방제를 사용하면 몸무게가 이 지점까지 올라가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정적인 인식은 상용화의 변수로 꼽힌다. 비만을 생활 습관의 문제로 보는 시선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사람들이 비만 예방에 돈을 쓸지, 혹은 이 약이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이 사회·문화·행동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이 결합 된 복합적 질병이라는 점을 밝혀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비만이 될 수 있는 위험군을 파악하고 디지털 플랫폼으로 행동을 교정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마틴 홀스트 랑게 개발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아직 수박 겉핥기 단계”라면서도 “시범 연구에서 데이터 잠재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조금은 흥분된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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