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카드업계 수장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드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실적을 만들어 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 올해는 실적 성장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가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카드사 CEO들의 성과를 되짚어 보고, 연임 가능성을 전망해 보고자한다. [편집자 주]
우리카드 독자결제망 구축과 대표 상품인 '카드의정석' 재출시 등의 큼직한 성과에도 불구, 우리금융지주 내 복잡한 분위기로 인해 박완식 대표의 연임 여부가 아직까지 안갯속을 걷고 있다.
1964년생인 박 대표는 1991년 2월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을 통한 한빛은행, 그리고 우리은행에 이르기까지 그는 개인그룹 겸 디지털금융그룹 상무, 영업총괄그룹 그룹장, 개인 기관그룹 그룹장 등을 거쳤다.
박 대표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디지털과 영업 부문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첫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에도 오르는 등, 능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다만 박 대표는 최종적으로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 대신 우리카드 대표에 선임됐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 2년동안의 우리카드 성적만 놓고 볼 때 박완식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 특히 지난해 7월 독자결제망 구축을 성사시킨 점은 박 대표의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국내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독자결제망은 구축하지 않고, 지난해 7월까지 수수료를 내고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해 왔다. 이에 독자결제망의 구축은 우리카드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독자결제망을 구축한 이후 첫 독자상품인 '카드의정석' 재발행 역시 박 대표의 대표적인 성과로 거론된다. 현재 우리카드는 독자결제망 구축 이후 카드의정석 상품의 흥행몰이 성공하면서 연내 210만점의 가맹점 확보와 함께 독자카드 500만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실적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우리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170억원과 비교해 19.7% 증가한 14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카드론 증가에 3분기에도 연체율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은 항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자산클린화 목적으로 4분기에는 채권관리에 집중해서 연체율을 업계평균 수준으로 개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혁신서비스로 인정 받아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달 초 출시한 청소년 신용카드 상품인 '카드의정석 EVERY POINT' 역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박 대표의 성과로 손꼽힌다.
다만 모 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대대적인 쇄신 분위기는 그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사고를 비롯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부통제 미흡과 잘못된 기업문화가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금융은 절박한 상황으로 환골탈태 없이는 신뢰회복이 힘들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우리금융지주 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카드 등, 계열사 전체로 퍼지고 있다. 이에 올 연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선 임 회장이 최근 '자회사 등 경영관리 규정' 지침을 개정하고 회장의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폐지한 부분은 박 대표의 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내 계열사 CEO에 대한 인선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12월 말에 계열사 CEO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적어도 11월 안에는 후임자 및 연임자 명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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