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0 위기와 기회] ②효성, 미리 점찍은 베트남…‘미‧중 분쟁’ 완충지

[트럼프2.0 위기와 기회] ②효성, 미리 점찍은 베트남…‘미‧중 분쟁’ 완충지

데일리임팩트 2024-11-15 07:1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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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이 14일 베트남에서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를 만나 미래 사업에 대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이 14일 베트남에서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를 만나 미래 사업에 대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효성

[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중공업부터 섬유화학, 정보통신 분야까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존속 지주회사 효성은 보편 관세 등으로 인한 이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대륙별로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어 리스크를 덜었다.

특히 일찍부터 구축해 온 베트남 네트워킹이 빛을 발하고 있다. ATM과 변압기는 미국 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티앤씨는 3분기 영업이익 67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스판덱스와 PTMG 부문의 영업이익이 408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효성티앤씨는 1999년 중국 공장에서 시작해 중국 현지에 9개의 법인을 가지고 중국의 업황 회복 지연과 스판덱스의 원재료 판매가격 하락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으나 스판덱스 가격이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시장의 인식과 함께 반등하고 있어 가격 회복 기대감이 높다. 

트럼프 2기가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일 경우, 중국에만 생산력이 집중돼 있다면 다소 위험한 투자일 수 있다.

조현준 회장은 2000년 중반부터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의 거점 기지로 지목한 이후 튀르키예, 브라질, 인도 등의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비중국 생산 능력을 보유한 점은 효성티앤씨의 경쟁력이 된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4월 베트남 바리우붕따우성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0만톤의 바이오 BDO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사진=효성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사진=효성

BDO는 스판덱스 섬유를 만드는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의 원료다. 기존 화석 원료 대신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재생 가능한 식물자원 원료로 100% 대체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 투자로 효성티앤씨는 베트남에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계열화함으로써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를 갖춰 2026년 상반기부터 연산 5만톤 규모 바이오 BDO 생산·판매에 나선다.

현금자동인출기(ATM) 제조사인 효성TNS는 현재 전 세계 51개국에 ATM을 공급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 인도네시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리테일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효성TNS는 최근 미국법인 효성이노뷰 텍사스 물류기지 재정비에 나섰다. 효성이노뷰는 최근 그랜트빅터의 자회사인 이글로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소매점용 피벗 ATM기를 선보이고 내년 2월 본격적으로 미국 전역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 혁신을 유지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에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도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기조에 따라 미국 내 전력 인프라 확장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에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의 증설을 완료하고, 전력설비 교체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은 오는 2026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증설을 마무리한다.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해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2배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미국의 변압기 제작 등 계열사(Hyosung HICO)의 주식 4900주를 약 679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미국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2.0에도 효성에 대한 전망을 밝다. 미래에셋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효성에 대해 “기업 가치를 주도하고 있는 사업 부문은 중공업”이라며 “초고압 변압기 쇼티지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및 해외 생산법인의 높은 가동률과 지역 믹스 개선을 통해 중공업 부문 마진율은 10% 이상 수준으로 상승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효성티앤씨에 대해 “올해에 이어 내년 실적 방향성은 위를 향할 것”이라며 “주가는 동종 업체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이익이 개선되면 주가 상승 여력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효성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4조 7837억원, 영업이익은 36.1% 증가한 3510억원(영업이익률 7.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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