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S쇄신]①HBM 주도권 위해 반격 나선 메모리사업부

[삼성DS쇄신]①HBM 주도권 위해 반격 나선 메모리사업부

데일리임팩트 2024-11-15 06: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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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핵심 과제가 뚜렷하다. 바로 경쟁사와 격차가 벌어진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회복 문제다. 다만 단기적으로 HBM3E 공급 확대에 연연하기 보다는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2027년까지 반도체 패키징 설비 증설 투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에 HBM 생산을 위한 증설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천안 제3 일반산업단지 삼성디스플레이의 28만㎡ 부지 내 건물을 임대해 다음 달부터 오는 2027년12월까지 반도체 패키징 공정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투자 계획은 최근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계획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초 지역균형 발전 일환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들이 10년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있는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약 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BM 생산설비 투자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일환이다. 

다만 투자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 상반기 청주에 HBM 패키징 설비 증설을 위해 M15X를 짓고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 HBM3E 공급 경쟁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자연스럽게  패키징 관련 투자에서 SK하이닉스에 비해 수개월 늦은 결단이 내려진 것이다.

메모리 사업부,  HBM에 선택과 집중

다만 삼성전자가 HBM 생산을 위한 대규모 패키징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대신 고부가 제품인 AI(인공지능) 반도체용 메모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더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사업은 시황과 투자 효율성 문제로 투자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힌 상황.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가 투자 부문에서 우선순위를 가져가게 됐고 그 핵심으로 떠오른 게 바로 HBM이다. 

이번 천안 패키징 투자 규모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비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매년 약 50조원을 꾸준히 투자해온 반면 올해 3분기까지 DS부문 누적 투자액은 약 30조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적어도 수조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제공=삼성전자

HBM 경쟁력 위해 TSMC와 협업까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패키징 설비 투자 외에도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쟁사인 대만 TSMC와의 협업 의사도 밝혔다. 

6세대 제품인 HBM4부터는 고객 맞춤형 성격이 강화된다.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의 역량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더 수월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DS사업부가 자체 보유한 파운드리에서 벗어나 TSMC와 협업까지 언급한 것은 그만큼 HBM 경쟁력 확보에 진심이라는 표현으로 읽힌다. 

다만 그전에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연내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2025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HBM4가 시장에 첫 선을 보일 때까지는 HBM3E의 비중이 높고 따라서 이 제품의 공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 8단 HBM3E 제품에서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하지 못했다. 

연내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대형 고객사의 퀄테스트(품질 테스트)가 막바지 단계임을 알렸다.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현실화되더라도 삼성전자에게 실익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1순위 HBM 벤더(공급사)를 차지한 데다 내년도 물량까지 완판된 상황이라 삼성이 가져갈 수 있는 물량은 한정적일 것"이라며 "HBM3E의 빠른 공급도 중요하지만 이미 적기 공급에서 뒤처진 만큼 차세대 제품(HBM4)에서 기술 주도권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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