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 (김)도영이가 같은 팀이라 정말 든든하다."
곽빈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8-4 승리에 기여했다.
곽빈의 어깨는 무거웠다. 전날 대만전에 선발로 출격한 고영표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한국이 3-6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만약 쿠바전까지 질 경우에는 목표로 했던 슈퍼라운드(4강) 진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을 지휘하는 류중일 감독은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토종 공동 다승왕(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에 오른 곽빈에게 어려운 임무를 맡겼다. 곽빈은 부담감을 이겨내는 호투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3회초 그는 2사 1, 3루 위기를 맞았으나, 강타자인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을 이끌어내면서 이닝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4회초에 곽빈은 1사 이후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를 볼넷, 아리엘 마르티네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야디어 드레이크를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흐름을 끊어냈다. 이후 곽빈은 5회초에 요엘키스 기베르트, 안드리스 페레스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뒤를 이어 마운드에 선 소형준이 곽빈의 무실점을 지켜냈다.
경기 후 류 감독도 곽빈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 감독은 "곽빈이 초반 경기 분위기를 잘 잡았다"고 칭찬했다. 그만큼 곽빈의 호투는 이날 경기 승리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 후 만난 곽빈은 "중요한 경기였다. 도영이가 홈런을 친 덕분에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이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면서 "올해 부담이 되는 상황에 많이 마운드에 섰다. 부담감을 이겨내야 큰 선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부담감을 받아들이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곽빈은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오랜만에 세게 던져서 멍이 들었다. 잘 관리하면 된다"며 "기선제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 2회에 많은 힘을 쏟아부어 전력으로 던졌다. 확실히 국제대회다 보니까 체력이 좀 빨리 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4회까지 잘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돌아보면 신나서 던졌던 것 같다. 1회부터 제구가 잘 됐다. 쿠바 타자들의 배트에 제 공이 잘 안 맞는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분위기 타면서 흥이 올라왔었다"고 덧붙였다.
곽빈은 이날 만루포를 포함해 2개의 아치를 그리며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김도영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 도영이가 같은 팀이라 너무나 든든하다. 쿠바 선발 투수 리반 모이넬로가 이렇게 점수를 줄 타자가 아닌데 도영이가 잘 공략한 덕분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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