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영국 성공회 난리 난 이유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영국 성공회 난리 난 이유

시보드 2024-11-15 01:24: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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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공회가 수십년에 걸쳐 발생한 미성년자 성학대 사건을 은폐했고 웰비 대주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사임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AP 통신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이날 성명에서 "사임하는 것이 국교회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모든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의 슬픔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이에 대해 통지받고 경찰에 알려졌다는 말을 듣고선 적절한 해결이 따를 것이라고 잘못 믿었다"며 "2013년과 2024년 사이 긴 기간에 내가 개인적으로, 공식적으로 책임져야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성공회 대주교 회의 의뢰로 지난 7일 발표된 독립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교회 관련 활동을 하던 변호사 존 스미스의 아동학대 의혹을 교회가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스미스는 1970년대부터 영국과 아프리카에서 100명 이상 소년이나 젊은 남성을 성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2017년 방송을 통해 의혹이 제기되고서야 수사 대상이 됐고 2018년 사망해 법의 심판을 피했다.

이번 보고서는 웰비가 캔터베리 대주교에 취임해 이 의혹을 보고받은 2013년부터 웰비 대주교와 교구 주교를 포함한 교회 고위층이 경찰에 공식적으로 신고할 수 있었고, 신고했어야 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발간되자 영국 성공회의 의회격인 시노드 대의원과 주교 등이 웰비 대주교의 사임을 요구했다. 사건 피해자도 언론을 통해 사의를 촉구했고 12일 사의 표명까지 1만3천여 명이 사임 요구서에 서명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피해자들이 심각하게 제대로 된 대처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웰비 대주교의 거취 문제는 교회에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웰비 대주교의 사임은 2013년 취임한 이후 11년 만이다.

웰비 대주교는 명문 사립 이튼스쿨과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와 정유업계에서 11년간 일하다가 성공회 사제로 출발했다. 이후 리버풀 주임 사제, 더럼 주교 등을 지냈다.

그의 캔터베리 대주교 재임기 영국 성공회는 여성 주교 서임을 시작했다. 그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과 2023년 찰스 3세 즉위식을 집전하기도 했다.

또한 기후변화, 빈곤, 전쟁, 부패, 기업의 사회적 책임, 난민 문제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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