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경기 다 이겨서 도쿄로 가겠다"…'대타→깜짝 홈런' 나승엽, 대표팀 공격 새 옵션 될까 [타이베이 현장]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오늘(13일) 패한 건 잊겠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내야수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첫 경기 대만전에서 7회초 1사 후 대타로 출전했다. 이날 1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의 3-6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후반 출전한 나승엽은 필요한 순간 대표팀에 추가점을 안겨줬다. 2-6으로 끌려갔던 7회초 1사 후 나승엽은 김휘집을 대신해 대타로 교체 출전해 구원 투수 천관웨이 상대 우측 외야로 솔로포를 때려냈다.



심판진의 최초 판정은 2루타였다. 나승엽은 보호장구를 벗은 뒤 2루에 안착했으나 비디오 판독 이후 홈런으로 인정받았다. 2루에 멈춰있던 나승엽은 기쁨을 만끽하며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대표팀은 나승엽이 쏘아 올린 대회 첫 홈런에 힘입어 3-6으로 따라갔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나승엽은 "솔직히 넘어갈 줄은 몰랐다. (중계) 영상을 봤는데, 애매하게 안 넘어간 것 같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홈런을 친 기쁨보다) 팀이 패해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라며 "오늘 많은 팬분이 와주셨지만, 긴장은 안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2회말 에이스 고영표가 급격하게 흔들리며 대량 실점했다. 대만 타선에 만루 홈런과 2점 홈런을 내줘 0-6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래도 무기력하게 패하지 않은 대표팀이다. 4회초 김도영의 1타점 2루타와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상대를 압박했고, 나승엽까지 홈런포를 터트려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다음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나승엽은 "대타가 정말 힘든 포지션이다.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해서 공격적으로 스윙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이 따랐다"라며 "(빅이닝을 내준 뒤에도) 분위기가 막 처지지 않았다. 다 같이 '할 수 있다', '한 점씩 따라가자'라고 했다"라고 얘기했다.



홈런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나승엽. 어쩌면 대표팀 공격에 새로운 옵션이 될지도 모르겠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타선 변경에 관해 "글쎄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나)승엽이가 오늘(13일) 홈런을 쳤기에 숙소에 들어가서 (선발 투입 여부를) 고민하겠다"라며 나승엽 활용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남은 경기 각오에 관해 나승엽은 "모두 다 개막전을 이기고 싶었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남은 경기 다 이겨서 도쿄로 가고 싶다"라며 "오늘 패배는 다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꼭 이기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14일 톈무야구장에서 쿠바와 조별리그 B조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쿠바 모두 나란히 1패를 안은 상황이라 더욱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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