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 50억 원 중 절반 정도인 24억 원이 옵션인 FA 계약을 체결한 LG 임찬규. 이를 동기부여 삼아 올 시즌 호성적을 거두며 대부분의 옵션을 챙겼다. 스포츠동아DB
2025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려있다. 굵직한 FA들의 대형 계약이 잇따르는 등 분위기가 뜨겁다. 하지만 12일 이후로는 추가 FA 계약 소식이 뜸하다. 대어급 선수들이 빠져나간 뒤 구단들이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다. 사인&트레이드 루머가 나도는 FA도 있다. 구단들이 시장에 남은 FA에 대해선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는 눈치다.
FA에게는 계약 시 보장액이 중요하다. 선수생활을 지속하면서 안정적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옵션이 많은 FA 계약을 하고도 좋은 결과를 낸 사례가 최근 나왔다. LG 트윈스 우완투수 임찬규(32)다.
임찬규는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4년 총액 50억 원의 조건으로 LG에 잔류했다. 보장액은 26억 원에 불과했다. 계약금은 6억 원, 4년간 연봉 총액은 20억 원이었다. 나머지 24억 원은 계약기간 꾸준히 호성적을 거둬야 챙길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선 위험 감수가 불가피한 계약이었다.
그러나 옵션이 많은 FA 계약을 동기부여로 삼은 임찬규는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시즌에는 초반 극도로 부진했지만, 이를 극복했다. 25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LG 토종 선발투수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였고, 개인적으로는 2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수확했다. 포스트시즌(PS)에선 더욱 돋보였다.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를 통틀어 3경기에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PS ERA는 1.08에 불과했다.
임찬규와 FA 계약을 추진하며 옵션을 많이 넣었던 차명석 LG 단장은 “(임)찬규가 올 시즌 거의 모든 옵션을 챙겨갈 만큼의 성적을 거뒀다. PS 활약만 놓고 보면 FA 계약 보장액만큼의 활약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옵션이 많은 계약은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올겨울 FA 시장에서도 임찬규처럼 옵션이 많이 들어간 FA 계약을 할 선수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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