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우리나라 화장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74억 달러(약 10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 증가했다. 이는 연간 수출액이 가장 컸던 2021년 누적 3분기 수출액보다도 8.8% 높은 역대 최대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도 이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을 발효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자사 공급망 내 인권·환경 침해를 실사하고 이를 식별·예방·시정하는 절차를 두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지침에 따라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려는 국내 기업도 공급망 실사 체계를 갖추고 중소 협력사의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국내 뷰티 업계는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ESG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한국ESG기준원(KCGS)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ESG경영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9년부터 6년 연속, LG생활건강은 2015년 이후 10년 연속 종합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올해 종합 A등급을 받으며 4년 연속 A등급을 획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담은 ESG 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애경산업도 지난 2021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기업 소명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고도화하고 있다. 2021년 4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경영 체계를 강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사회와의 동행’, ‘대자연과의 공존’을 2대 지향점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100%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 등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성·포용성 교육을 실시하고 경제적 자립이 필요한 계층 대상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부터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하며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왔다"며 "회사 구성원들이 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 경영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모두가 함께 빌려 쓰는 지구’라는 ESG 비전 아래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친환경제품 개발과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영향 저감, 밸류체인 전반에서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 3대 추진 방향으로 구성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자원순환 촉진과 기후변화 대응 선도를 목표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리고 탄소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한다.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여성 일자리 창출, 청소년·어린이대상 지원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애경산업은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변화’라는 방향성 아래 ESG 경영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넷제로(NET ZERO) 2050 로드맵'을 수립했다. 2050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지난 2010년 ‘스마트 그린 경영’을 선언한 이래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헬스앤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은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지속가능성 측면의 경영 성과와 의지를 담은 ‘2024 올리브영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했다. 올리브영이 ESG 경영활동 전반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올리브영은 이번 보고서 발간을 시작으로 대내외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ESG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건강한 피부로 누구나 고운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지난 2021년부터 매년 ESG 경영 성과와 향후 사업 전략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R&D 연구소 개발 제품에 대한 지속가능성 인증 원재료 비율을 평균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과 윤리적 요소를 고려하는 ‘가치 소비’가 전 세계 트렌드가 되면서 ESG경영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국내 뷰티 업계가 글로벌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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